"딥시크 등장은 위기 아닌 기회"…AI 소프트웨어 '주도주'로 뜨나
엔비디아 급락에 SK하이닉스 '뚝'…하드웨어 '휘청'
저비용 챗봇 기대감에 소프트웨어는 '급등'…B2C 확산에 기여
-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중국발 딥시크(DeepSeek) 쇼크에 국내 기업들의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인공지능(AI) 칩을 공급하는 반도체 업체는 급락했지만, AI 소프트웨어주는 급반등했다.
비싼 AI의 칩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저비용 칩을 사용한 AI 모델의 등장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AI소프트업체는 개발 비용 절감은 물론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SK하이닉스(000660)는 전일 대비 9.86% 내린 19만 9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2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전일 대비 2.42% 내린 5만 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개발한 저비용·고성능 챗봇이 공개되면서 AI 칩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고비용 칩=성능 보장'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엔비디아는 딥시크 공개 당일인 27일(현지시간) 17%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약 846조 원 증발했으며, 브로드컴도 17% 이상 떨어졌다.
그동안 AI 붐을 주도하던 특정 소수 빅테크 기업의 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증시를 이끌던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 애플·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구글·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연초 이후 큰 변화가 없다. S&P500 기업 중 나머지 493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3.8%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국내 반도체주 역시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특히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SK하이닉스의 충격이 컸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등장은 막대한 자본을 가진 소수의 회사가 독점하던 AI 시장을 민주화,대중화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향후 M7와 나머지 종목들의 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AI산업 자체의 투자 모멘텀은 이어가면서도 주도주가 하드웨어, 인프라에서 소프트웨어 분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딥시크가 첨단 하드웨어 없이도 저비용, 저효율로 고성능 AI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소프트웨어에 기대감이 집중될 것으로 판단했다.
저사양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이용한 AI 학습모델이 더욱 개발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설 연휴 직후 열린 국내 증시에서 AI 소프트웨어 업종인 네이버(035420)(6.13%), 카카오(035720)(7.27%)가 나란히 급등했다. 이외에도 AI 데이터기업인 플리토(300080)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코난테크놀로지(402030)(24.45%), 인스웨이브시스템즈(450520)(22.68%), 마음AI(377480)(13.15%), 이스트소프트(047560)(11.24%) 등 중소형 소프트웨어 업종들도 함께 올랐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딥시크 사태가 단기적으로 'AI 하드웨어 업체의 성장 독주'에서 'AI 비용 하락에 따른 AI 소프트웨어 업체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내러티브로 이동하게 만든 것"이라며 "한국,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서는 AI 소프트웨어와 전력기기 업종에 우호적 수급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라고 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008670) 연구원도 "딥시크의 비용 절감은 기업간 거래(B2B)→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로의 확산을 용이하게 하고 이는 AI 소프트웨어·보안에 대한 관심을 키운다"며 "인터넷 대형주뿐만 아니라 중소형 소프트웨어 주가가 움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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