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저점' 코스피, 바닥 찍고 반등하나…"변수는 관세 불확실성"
코스피 포함 글로벌 증시, 반등 성공…"낙폭 과도했다"
관세 리스크는 지속, 美 연준 금리인하도 '미지수'…'줍줍' 신중해야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코스피 지수와 미국 뉴욕 나스닥지수가 반등하면서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낙폭이 가팔랐던 만큼 일부에서는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관세로 무역전쟁이 확산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금리 인하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수 회복 속도도 관건이다. 추가 급락 확률은 낮아졌지만, 투자심리가 완연히 회복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코스피 지수는 8일 정규시장에서 0.26% 오른 2334.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로 전 거래일 5.57% 급락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다우산업지수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S&P500) 지수는 각각 0.91%, 0.23% 내렸지만 나스닥지수는 0.1% 반등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와 중국상해종합지수 역시 6.03%, 1.58% 올랐다.
추가 하락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바닥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 증권가에서도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바닥 수준이라고 봤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전년도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은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0.79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최고조 시기(0.83배)를 밑돌고 있다. P/B가 0.79배를 하회한 기간은 팬데믹 기간에도 40일 남짓이었다.
12개월 선행 P/E도 마찬가지다. 7일 종가 기준으로 8배 수준이다. 2018년 1차 미-중 무역전쟁 시기와 2020년 팬데믹 시기, 2022년 러-우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우려 당시 수준을 하회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무역 전쟁에 코스피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최근 10년 이내 P/E 최저점인 7.7배를 고려해도 코스피는 2240선이 록 바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바닥을 예측하기 어려우나 팬데믹 시기를 상기하며 패닉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트럼프의 관세가 만들어낸 악재가 일말의 긍정적인 호재들도 묻히게 만들고 있는 증시 환경"이라면서도 "아직 데이터들은 경기 침체를 가리키기엔 먼 위치에 있고, 심리 지표나 밸류에이션 상으로 과매도권에 진입했으며, 미국 내 여론 악화로 트럼프의 전략 선회 가능성도 열려 있는 등 부정적인 상황을 환기할 재료들이 출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과매도가 나타난 것은 맞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주식시장 반등을 위한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회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투자에 신중해지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우선 관세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먼저 협상에 돌입한 일본이나 대화의 여지를 열어둔 유럽연합(EU)과 협상이 유의미한 진전을 보여야 가능하다.
현재 트럼프 관세정책은 안팎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관세는 수입 물가를 올려 미국 제조업에 좋지 못하다”며 반 관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관세가 물가를 올리고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으며 세계에서의 미국의 입지를 약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상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이행 의지가 강할수록 주가는 약해지지만, 주가가 하락하는 만큼 트럼프 지지율도 낮아져 관세 협상 여지가 커진다"며 "경기 침체 우려는 금융시장 투매를 부르지만, 경기 전망이 어두워질수록 부양적 정책이 나오며 유동성은 늘어난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도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지수가 급락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를 바라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주 금요일 장중 진행된 연설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증시 급락에도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we don’t need to hurry)'고 언급한 것이 부담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항복 조건 중 하나인 증시 하락은 기준을 충족했지만, 문제는 물가 여건"이라며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의 추가 하락을 확인한 이후에나 연준 항복이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의미에서 증시 회복 속도는 기대보다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V'자 반등보다는 횡보 후 상승하는 'U' 자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관세로 인한 가격상승이 본격화할 경우 시장의 혼란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관세에 대한 상대방국가들의 대응과 미국 내 반발에 따른 정책의 수정여부까지 이번 관세정책의 최종적인 모습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분기 전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변동성이 극도로 증폭된 혼란스러운 기간을 거치게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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