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레버리지 ETF에 5조 베팅…"1억 중 6000만원 날려"[서학망원경]
테슬라 2배·필라델피아반도체 3배·나스닥 3배 추종 ETF 5.6조 순매수
올해 들어 42~68%대 급락…증권가 "공세적 대응 지양해야"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여파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올해 들어 6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2~4위가 모두 레버리지 ETF였다. 레버리지 ETF는 특정 기초 자산 수익률을 2~3배로 추종해 수익도 손실도 배로 확대되는 구조다. 이들 3개 종목 순매수액은 39억 5940만 달러(5조 6081억 원)에 달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가의 2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TSLL(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을 19억 420만 달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을 14억 4737만 달러 사들였다. 나스닥 지수를 3배로 따르는 TQQQ(PROSHARES ULTRAPRO QQQ)도 6억782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문제는 이들 종목이 올해 들어 반토막 넘게 떨어졌단 것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36.31% 내렸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24.65%, 15.42% 하락하면서 이를 추종하는 TSLL과 SOXL은 68.21%, 66.25% 떨어졌다. 단순 계산으로 1억 원을 투자해 4000만 원도 채 못 건지는 셈이다. TQQQ 역시 42.40% 하락했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반등을 기대하며 꾸준히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SOXL의 보관액은 연초 18억 9284만 달러에서 15일 기준 20억 2522만 달러로 증가했다. TSLL 보관액은 18억 7863만 달러에서 17억 9449만 달러로 4.5%가량 줄었지만, 60% 넘는 낙폭을 감안하면 오히려 자금 유입이 지속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미국 정부는 주요 IT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는 공문을 전격 발표하며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처음으로 온건한 신호를 보냈다. 이에 글로벌 공급망에 깊이 관여한 미국 테크 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하지만 관세 부과 자체가 철회된 것은 아니라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주식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긴장 국면 와중에 간간이 나타나는 일부 완화 조치만을 보고 공세적인 투자 대응에 나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반등 국면을 활용하여 포지션을 일부라도 줄여 두는 것이 나을 것이고, 여전히 고변동성 구간인 만큼 단기 차익을 노리고 매매에 나서는 것은 실익이 적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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