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e Korea" 외국인 올해 18.6조 팔았다…"삼성전자·현대차 매도 폭탄"
'트럼프 관세공포'에 수출주 집중 매도…환율 불안도 발목
"관세·환율 안정돼야 외국인 컴백…추가 매도는 제한적"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외국인이 한국 주식에서 발을 빼고 있다. 올해만 18조 원 넘게 주식을 팔았다. 이달 들어서는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내내 순매도 중이다.
특히 국민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을 집중적으로 처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18조 6022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년 동안 판 주식만 34조 9650억 원에 달한다. 이달에도 지난 10일 단 하루 3287억 원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내내 순매도 행진이다.
올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다. 연초 이후 2조 8819억 원을 처분했다. 지난 1년 동안으로는 21조8753억 원이나 순매도했다.
이어 현대차(005380)(-1조 4909억 원), 한화오션(042660)(-1조 3806억 원), SK하이닉스(000660)(-9653억 원), 삼성SDI(006400)(-6654억 원), KB금융지주(105560)(-6249억 원) 등이 연초 이후 외국인 순매도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7920억 원), 네이버(035420)(4515억 원), 한국전력공사(015760)(2240억 원), LIG넥스원(079550)(2178억 원) 등은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관세 리스크와 환율, 실적 불안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도로 이어졌다고 봤다.
앞서 트럼프는 상호관세 등을 발표하며 무역전쟁에 불을 붙였다. 특히 중국과는 관세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서로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주요 품목의 수출이 줄면서 0%대 경제성장률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본 관세 10%만 부과했음에도 이달 1~2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줄었다. 특히 대미국 수출은 1년 전보다 14.3%나 감소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7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동결 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볼 때, 2월 전망 시나리오는 너무 낙관적"이라며 "지금 1.5% 성장 전망에서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고공행진 중인 환율도 문제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1419.1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9월 27일 달러 원 환율이 1312원까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비싸다. 환율이 높으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1분기 실적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를 제한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실적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판단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제 팔 만큼 판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코스피의 외국인 비중(시가총액 기준)은 1년 전 35%를 오갔지만, 이날 기준 31.52%까지 낮아졌다. 글로벌 경기침체 충격이 커지지 않는다면 추가 매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 순매수가 진행 중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그 강도는 축소되고 선물시장에서는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매크로 리스크와 환율이 여기서 더 악화하지 않는다면 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원화가 강세를 보여 환율이 안정되고, 실적이 확인되면 외국인이 돌아올 것"이라며 "수급의 변화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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