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13배" 고삐 풀린 정치테마주…'슈퍼개미'는 200억 챙겼다
'李테마주' 상지건설 또 상한가…"25거래일 만에 1202% 올라"
슈퍼개미, 시공테크 매각해 200억 확보…다른 임원도 차익실현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대선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정치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대선 후보와 연관이 있는 회사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펀더멘털과 무관한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내부 임원과 슈퍼개미들은 '먹튀'에 나섰다. 지분 매각으로 200억 원을 챙긴 슈퍼개미도 나왔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테마주로 분류되는 상지건설(042940)은 전 거래일보다 (29.9%) 오른 4만4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1일 이후 13번이나 상한가를 기록하며 3400원이던 주가가 25거래일 만에 4만4300원으로 1202.94% 상승했다.
상지건설은 임무영 전 사외이사가 과거 이 후보 선거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묶였다. 그러나 임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해 사실상 연관이 없다.
또 다른 이 대표 테마주인 코나아이(052400)도 이날 3.73% 올랐다. 지난달부터는 94.2%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오리엔트바이오(002630)와 오리엔트정공(065500)도 각각 14.52%, 14.11% 강세를 보였다. 두 종목은 이 후보가 청소년 시절 계열사 '오리엔트시계'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테마주 역시 랠리를 지속 중이다.
평화홀딩스(010770)는 이날 1750원 오른 761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평화산업(090080)도 18.74% 오른 1476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영포장(014160)도 6.07% 올랐다.
평화홀딩스는 김종석 회장이 김 후보와 같은 경주 김씨인 데다 계열사 피엔디티 공장이 김 장관 고향인 경북 영천에 공장을 두고 있어 테마주로 묶인다.
김 후보와 단일화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덕수 후보 관련 테마주인 아이스크림에듀(289010)는 이날 11.72% 급락했다. 시공테크(020710)도 17.76%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정치테마주에서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동안 내부 임직원들과 대주주들은 '먹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슈퍼 개미' 임기석 씨 부부는 보유 중이던 시공테크 주식을 전부 매각했다. 임 씨는 지난달 17~28일 보유 주식 130만2059주를 여섯 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매도해 약 124억7670만 원을 확보했다.
임 씨의 부인인 한경숙 씨도 지난달 17일 주당 1만59원에 시공테크 주식 40만주를 장내 매도한 데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남아있던 44만 7209주를 모두 처분했다. 매각액은 총 79억6619만 원이다.
대주주와 임원들도 주식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코나아이 대표이자 최대 주주인 조정일 씨는 지난달 3일부터 9일까지 주식 45억 원어치(지분율 0.79%)를 장내 매도했다. 사전공시제도 기준인 '전체 발행 주식의 1% 또는 50억 원'에 살짝 못 미치는 금액을 팔면서 사전공시를 꼼수로 피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김승태 시공테크 대표도 보유 중인 자사주 1만1657주를 처분해 1억1474만 원을 확보했다.
앞서 오리엔트정공 장재진 대표는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올해 2~3월 주식을 팔아 58억 원을 챙겼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특별 단속에 나섰다. 정치테마주 불공정거래 관련 특별단속반을 확대하고, 7월 말까지 집중 제보 기간을 운영한다. 제보 관련 최대 30억 원 포상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 18일 사이 정치인과 정책 관련 종목이면서 '투자 경고 이상' 종목으로 지정된 60개 종목을 정치테마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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