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순이익 28% 늘때 전산비용은 16% 늘어…계속되는 '전산사고'
토스증권 이달들어 오류 3번…메리츠·키움 '장시간 먹통'
전산운용비 늘어도 여전히 부족…"전산 장애·사고 책임 강화해야"
-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증권사들이 동학·서학개미들의 거래대금이 늘면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전산 장애가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내외 주식거래에서 전산 장애로 투자자 피해가 늘자 증권사들도 전산운용비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시스템 보완 노력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 12일 오후 11시 56분부터 약 8분간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시스템 점검 팝업으로 투자자들이 접속하지 못하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 9일에는 미국 프리장에서 MTS 접속이 14분간 막혔으며, 지난달에는 해외주식 시세 조회 오류도 일어났다.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며 고객을 끌어모은 메리츠증권(008560)도 잦은 전산장애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미국 정규장 초반인 오후 10시 30분부터 11시 42분까지 1시간가량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와 MTS 모두에서 주문 매매 오류가 일어났다. 이에 지난 8일까지 보상신청을 접수하고 현재 보상을 진행 중이다.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039490)도 지난달 대통령 탄핵 선고일 당일 이틀 연속 먹통사태 이어져 금감원 수시검사까지 진행 중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3일 오전과 4일 대부분 시간 주문처리가 지연되면서 문제가 됐다.
미래에셋증권(006800)에서도 지난 3월 이후 두 차례 주문 체결 조회가 지연되거나 체결이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증권사들이 HTS·MTS 등 서비스 운영을 위한 전산시스템 관리, 유지보수 등을 위한 전산운용비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개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메리츠·키움·신한·하나·대신·토스)들의 전산운용비는 2023년 5463억 원에서 2024년 6329억 원으로 1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8.4% 늘어난 것에 비하면 전산운용비 증가율은 낮은 편이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전산운용비 증가율은 3.5%에 그쳤다.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토스증권의 전산운용비는 102억 원에서 221억 원으로 약 116.81%나 증가했으나, 역시 당기순이익이 8400% 이상인 데 비하면 적은 편이다.
금융당국도 잦은 전산사고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3년 '금융IT 안전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업공개(IPO) 등 대형이벤트 사전 대비, 비상대응훈련범위 확대, 프로그램 테스트·검증·배포 통제 강화 등 기준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전산 사고의 경우 시스템 완결성을 갖출 수 있도록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든 전산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사고나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전산 시스템의 완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를 막기 위해 큰 자원을 전산 시스템에 투입해야 하지만 기업은 비용으로 여겨 최적의 수준으로 투자하지는 않는다"며 "전산사고 발생 시 기업에 책임을 더 무겁게 가져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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