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사고 늘어나는 설 연휴…지금도 뛰고 있을 '중증외상센터'[영화in 보험산책]
이달 15일 간 긴급출동 건수 전년비 53% 증가
손보사 손해 커져…연휴 폭설·한파 예고 '긴장'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전설의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한국대병원 중증외상팀에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국대병원 중증외상외과는 지원금만 받아먹고, 실질적인 운영은 잘 이뤄지지 않는 곳이다. 보건복지부 장관 강명희(김선영)는 중증외상센터 활성화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며 '국제 평화 의사회' 에이스로 활약했고, 전장에서도 경험을 쌓은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 교수를 한국대병원 중증외상팀에 합류시킨다.
하지만 한국대병원 의사들은 백강혁 교수를 반가워하지 않는다. 중증외상과의 새로 오는 교수가 한국대 출신이 아닌 무안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 교수는 자신의 임명식에 지각하고, 그 자리에서 한국대 '중증외상센터'가 엉망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중증외상팀을 없애고 '중증외상센터'를 새롭게 출범시키겠다고 충격 발표를 한다.
백 교수는 항문외과 펠로우 양재원(추영우)를 스카우트하고, 5년차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하영)과 한팀을 이뤄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한다.
중증외상센터는 응급의료센터의 상위개념으로 교통사고, 추락, 총상 등으로 일반 응급실에서의 처치 범위를 넘어서는 다발성 골절·출혈 환자(중증외상환자)를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치료할 수 있는 시설·장비·인력을 갖춘 외상전용 치료센터다. 현재 국내에는 중증외상환자에게 365일 24시간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외상전용 전문치료 기관인 권역외상센터가 17곳 있다.
올해 중증외상센터 의료진들은 다른 겨울보다 더 바쁠 것으로 예상된다. 올겨울 한파와 폭설 등으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의 손해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의 손해가 컸다는 것은 그만큼 자동차사고가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11월은 첫눈이 '기습 폭설'급으로 쏟아지고 자동차 피해가 급증했다. 지난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7개 손보사의 1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7%로 전월 85.9% 대비 무려 6.8%포인트 치솟았다.
특히, 차량 이동량이 많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폭설이 쏟아지면서 자동차 사고 피해 규모는 더 커졌다. 이후 지난해 12월은 한파와 폭설이 주춤했다. 문제는 이번 달이다.
이번달 15일까지 한파가 기승을 부린 탓에 보험사들의 긴급출동 건수가 작년 동기보다 50% 넘게 늘어났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사 대형 손해보험사의 긴급출동 건수는 총 98만6164건, 일평균 6만57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전체 64만3341건, 일평균 4만2889건보다 53.3% 늘어난 것이다. 긴급출동 건수가 급증한 것은 올해 첫 보름간 한파가 심했던 영향이다.
특히, 지난 14일 밤새 내린 눈비로 도로 위가 얼어붙으면서 수도권에서 아침에만 12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차량 166대가 추돌해 22명이 다쳤다. 고양시 자유로 구산 나들목(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트럭과 버스, 승용차 등 차량 44대가 추돌했고, 고양시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도 추돌사고로 차량 43대가 파손됐다.
이번 설 연휴가 고비로 보인다. 오는 29일까지 전국에 폭설이 예고된 상황이다. 기상청은 서울에 10㎝ 이상, 수도권에 최대 25㎝, 강원·전북에 최대 30㎝의 대설을 예보했다. 북쪽에서 찬 바람까지 내려오며 도로에 쌓인 눈과 비가 밤사이 얼어붙을 것으로 보여 귀경길 빙판과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
눈뿐만 아니라 한파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28일 기온을 아침 최저 -10도~0도, 낮 최고 -4~6도로 예상했다. 영하 10도 안팎의 추위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설 연휴 땐 차량 이동량 증가로 평상시보다 사고도 증가한다. 이번 설 연휴는 폭설에 한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귀경길 도로가 빙판과 블랙 아이스로 덮일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새벽 시간대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블랙아이스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중증외상센터 등 응급진료센터에 종사하는 의료진의 긴장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계속 뛰어야 한다"는 백강혁 교수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연휴를 즐기고 있는 '지금'도 계속 뛰고 있을 응급실 의료진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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