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울리는 '유상증자' 올들어 8조 돌파…'조 단위' 3건 달해
코스피200 유상증자 5.6조…작년 연간 대비 3배
"유상증자 목적과 모회사 참여 여부 주목해야"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올해 들어 대규모 유상증자가 쏟아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003670)이 최근 1조 원 넘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조 단위' 유상증자는 총 3건으로 늘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총 182개 기업(중복 포함)이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이들의 유상증자 규모는 총 8조 2829억 원에 달한다.
특히 조 단위 유상증자가 잇따르면서 전체 규모가 불어났다.
신한투자증권(008670)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200종목 유상증자 규모는 5조 6000억 원이다. 이는 작년 한 해 전체 코스피200 종목 유상증자 총액(1조 8000억 원)의 3배 수준이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2조 3000억 원, 삼성SDI(006400)는 1조 7282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어 포스코퓨처엠이 지난 13일 장 마감 직후 1조 1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8.93% 급락 마감했다.
다음날인 14일에도 포스코퓨처엠은 4800원(4.00%) 하락한 11만 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1만 7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미국 시장을 겨냥한 이차전지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자는 업황 불확실성이 생각보다 더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인식될 것"이라면서도 "중국발 리스크 정면 돌파를 통해 비중국 공급망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상증자는 상장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발행주식수가 늘어나 주식 가치가 희석되면서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선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을 반영해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눈높이를 낮춘 증권사는 △하나증권(14만 7000원 →12만 4000원) △NH투자증권(17만 원→14만 5000원) △흥국증권(18만 원→16만 원) 등이다.
다만 유상증자 목적과 모회사의 참여 여부에 따라 유상증자 성공 여부가 갈린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도 다 똑같은 유상증자가 아니다"라면서 "유상증자 이후 주가 방향성은 유상증자 목적과 모회사 참여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짚었다.
이어 "성장하는 기업은 늘 자금이 필요하고 유상증자는 그 자금을 모으는 하나의 수단"이라면서 "여러 우려 요인에 따라 유상증자를 무작정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보단 세부 내용과 회사의 의지를 살펴본 후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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