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본주는 17% 급락했는데 우선주는 15% 상승…왜?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호반건설의 지분 매수로 급등했던 한진칼(180640) 주가가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하긴 어렵다는 분석에 17%대 급락했다. 반면 한진칼 우선주(18064K)는 15% 급등하며 대조되는 흐름을 보였다. 유동성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나타나는 왜곡 현상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한진칼은 전거래일 대비 17% 하락한 12만 5000원에 마감했다. 호반의 지분 매수로 경영권 분쟁이 가능성이 거론된 다음 날인 지난 13일부터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앞서 지난 12일 호반건설은 기존 17.44%였던 한진칼 보유 지분을 18.46%로 늘렸다는 내용의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제출했다. 호반건설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선 호반건설의 적대적 M&A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투자자들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경우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에 베팅했지만, 호반건설이 당장 한진칼 경영권을 가져가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매도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과 호반건설 측 외 델타항공(14.90%)과 산업은행(10.58%)이 나눠갖고 있다. 이중 델타항공과 산업은행은 조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특히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문제까지 엮여있어 당장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본주의 급락에도 우선주는 이날도 15.80% 오르며 급등했다. 13일 본주와 함께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장중 상한가를 찍었다.
본주와 우선주의 역전 현상은 우선주의 시가총액이 현저히 적어 나타난 시장 왜곡으로 풀이된다. 한진칼 본주의 시총은 8조 3453억 원에 달하는 반면 우선주는 240억 원에 불과하다. 유동성이 적은 탓에 일부 투자자의 선택이 주가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특히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
다만 일각에선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처럼 우선주 주주총회 여부가 부각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일부의 움직임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시 삼성물산 일부 우선주 주주들은 회사의 합병으로 우선주 주주가 손해를 볼 경우 우선주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 한다는 상법 제435, 436조에 근거해 우선주 주주총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이 법원에 낸 합병 중지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이처럼 우선주 주주의 의견이 부각될 가능성에 베팅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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