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평가해서 미안하다"…주가 123만원 찍은 삼양식품[종목현미경]
사상 최대 실적 발표에 사상 최고가…황제주 등극
증권가 "증설효과로 성장세 지속"…목표가 170만원도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지난 12일 장중 '황제주'에 등극한 삼양식품(003230)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발표에 힘입어 15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년 전 30만원 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이날 123만3000원까지 올라서며, 시가총액 50위권에 진입했다. 130만원까지 목표주가를 설정했던 증권가는 "과소평가해서 미안하다"며 최고 170만원까지 올려잡았다.
삼양식품은 엄연한 '수출주'로 우뚝 섰다. 경쟁사 농심이 내수 경기 악화로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보인 것과 달리 삼양식품은 80%에 달하는 해외 매출을 기반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7% 증가한 1340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1050억원)를 30% 가까이 상회했다.
흥행 비결은 당연 '불닭' 시리즈다. 불닭볶음면이 세상에 나온 2012년 4월 13일 삼양식품 주가는 2만7600원에 불과했다.
출시 당시 국내에선 '매운맛 라면'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너무 맵다는 이유로 수출은 꿈도 못 꿨다. 그러다 2014년 유튜버 '영국남자'가 친구들과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이 인기를 끌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지난해 3월 미국 래퍼 카디 비가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먹는 틱톡 영상이 한 달 만에 30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도화선이 됐다. 생일선물로 불닭볶음면을 받은 미국 소녀가 오열하는 영상은 조회수 1억을 넘기며 세계적 인기에 불을 지폈다.
챌린지가 성공한 뒤 수출국가는 100여개국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선 월마트, 코스트코, 크로거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판매가 늘며 올 1분기 전년 대비 62% 증가한 9100만달러의 매출을 냈다. 유럽에서도 네덜란드 알버트 하인, 독일의 레베 등 대형 유통망에 입점하며 16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적 인지도가 오르면서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시장에서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2011년 삼양식품 전체 매출의 7% 수준이던 수출 비중은 올 1분기 80%(4240억원)까지 늘어났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쨍쨍'하다. 증권가에선 오는 7월 본격 가동하는 밀양 2공장에 이어 2027년부터 가동될 중국 공장 증설 효과까지 고려하면 관세와 환율 불확실성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 영향으로 2분기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세는 다소 주춤할 수 있지만 밀양 2공장 완공으로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 대응이 원활해지면서 중기적으로 판매량과 ASP 상승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밀양 2공장 완전가동 시 생산능력이 지금보다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미국과 유럽용 고단가 제품 중심으로 생산이 이뤄지면서 매출 기준으론 60% 이상의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불닭' 의존도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품 라인업이 다양한 경쟁사와 비교해 불닭시리즈 의존도가 너무 높고 '맵탱' '탱글' 등 후속 상품의 반향이 아직 미미한 점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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