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밸런싱' SK㈜, 1분기 종속회사 9개 줄였다…올해도 슬림화 계속
2023년 단계적 리밸런싱 추진…종속기업 716개에서 올 1Q 640개
6월 경영진 총출동 경영전략회의 앞둬…해킹 사태 후속 조치 점검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SK(034730)그룹이 올 1분기에도 '선택과 집중'을 위해 비주력 계열사 9곳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총 76곳이 매각되거나 합병됐다.
SK는 리밸런싱(사업 구조 재편) 작업을 통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시너지 창출에 필요한 합병을 이어오고 있다. 그 결과 순차입금을 3조 원가량 축소하는 단기 성과를 내놨다. 올해도 그룹 미래 핵심 사업인 AI(인공지능)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복된 계열사를 정리하는 작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SK㈜ 연결기준 종속기업은 지난해 말(649개) 대비 9개 감소한 640개다. 지난 2023년 말(716개)과 비교하면 76개 감소한 수치다.
SK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비핵심 자산 매각과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006120) 부회장이 지난 2023년 12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취임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SK㈜는 올해 1분기에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 △SK스페셜티 △행복동행 △SK엠앤서비스 △당진행복솔라 △Iriver Enterprise Ltd. 등을 매각하고 종속기업에서 제외했다. 또한 SK엔텀과 에버텍엔터프라이즈를 합병하는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중 종속회사에서 제외된 SK스페셜티의 경우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약 2조 700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SK스페셜티는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 제조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기업이다.
SK엔텀은 지난 2월 SK온과 합병했다. SK엔텀은 국내 최대 사업용 탱크 터미널 기업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46억 원이다. 안정적인 실적에 힘입어 합병법인의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SK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SK㈜의 순차입금은 지난 2020년 6조 7000억 원에서 지난 2023년 11조 원으로 치솟았다. 약 1년간의 리밸런싱 작업으로 올해 1분기 기준 순차입금을 8조 1000억 원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달에도 SK그룹이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는 반도체 소재와 AI 사업을 재편했다. SK㈜는 반도체 소재 계열사인 SK트리켐(65%), SK레조낙(51%),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51%)의 보유 지분을 SK에코플랜트에 현물 출자한다. 또한 SK C&C가 보유한 30메가와트(㎿) 규모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관련 EPC(건설) 사업과 반도체 리사이클링(Recycling)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SK브로드밴드는 테이터센터를 추가 확보해 AI 대응력을 갖추게 된다.
SK㈜ 관계자는 "중복 사업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해 지주사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며 "자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다음 달 중순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논의한다. 그룹 최고 경영진이 총집합하는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과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그룹 3대 회의'다.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사업 리밸런싱 추진 과정을 점검한다. 그동안의 추진 결과와 앞으로 이뤄질 추가 조치에 대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텔레콤의 보안 사고와 관련 후속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창사 이래 최악의 해킹 사태는 통신업계 1위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사고란 지적을 받고 있다.
SK그룹은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달 보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독립형 전문 기구인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최창원 의장을 포함한 경영진과 외부 전문가로 위원회를 꾸렸다. 먼저 모의 해킹을 통해 그룹 내 시스템 취약점을 점검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 체계 전반을 점검할 것"이라며 "보안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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