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쿠팡 김범석 '취임식 외교'…가교 역할 주목
김범석 美의회의사당, 정용진·최준호 캐피탈원 아레나 입장
정재계 면담 '광폭행보'…쿠팡vs신세계 글로벌 인맥경쟁도 눈길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국내외 유통가 인사들도 참석하면서 향후 민간 차원에서 한미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북극 한파로 취임식 장소가 실내로 바뀌면서 행사 규모와 참석자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미국에 본사를 둔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은 실내 취임 행사에 참석했다.
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연설이 진행된 의회 의사당 내 취임식에 참석했다. 정 회장과 최 부회장은 생중계가 이뤄진 실내 경기장으로 2만 명이 초청된 '캐피탈 원 아레나'에 입장했다.
정 회장은 '기업인'이라며 몸을 낮추고 있으나 민간 차원에서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요 인사로 거론된다. 미 대선이 끝난 뒤 국내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화도 나눠서다.
정 회장은 17일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외교관이나 행정가가 아니어서 국가 어젠다를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 다양한 창구가 만들어지는 것은 중요하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 초대로 워싱턴을 찾았다.
그가 방미 중 만난 정계 인사는 트럼프 행정부 인공지능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오클라호마주 현직 주지사 케빈 스타크 등이다.
취임식 뒤엔 J.D.밴스 부통령 주관 네트워킹 행사에서 미국 정부와 공화당 측 주요 인사,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와도 교류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앤드루 퍼거슨 위원장,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배우자 아베 아키에 여사도 만났다.
재계 인사로는 벤처 투자 기업 1789 캐피탈을 공동 설립한 오미드 말릭, 크리스토퍼 버스커크, 제임스 머스크, 혁신 기업 투자자로 알려진 브래드 거스트너 등을 만났다.
김 의장은 1800여 명의 초청 인원만 모인 의회의사당 취임식에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샘 올트먼 CEO, 알렉산더 왕 스케일AI 창업자와 취임식에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취임식 전 차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과도 만났다. 17일(현지시간) 트럼프 주니어가 주최한 비공개 리셉션 행사에서 마코 루비오(국무부), 스콧 베센트(재무부), 하워드 러트닉(상무부) 등 장관 지명자들과 면담했다.
18일에도 J.D.밴스 부통령 당선인 주최 만찬에 참석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존 렛클리프 중앙정보국 국장 후보자, 국가경제위원회(NEC) 케빈 헤셋 위원장 지명자 등과 만났다. 김 의장은 취임식 뒤 만찬, 무도회에도 참석했다.
쿠팡Inc 공공관계총괄을 지낸 알렉스 웡이 백악관 수석 국가안보부보좌관에 지명됐고, 케빈 워시 쿠팡 사외이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발탁될 거란 전망도 나오는 만큼 양국 경제협력에서 쿠팡 역할론도 제기된다.
최준호 형지 부회장은 취임식에서 현지 정·재계 인사 등과 교류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미국과 소통 창구를 확보, 교류하며 글로벌 진출 보폭을 넓힐 방침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은 취임식 행사장엔 입장하지 않았으나 사전 예정된 미국 정계 인사 등과의 면담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선 트럼프와 국내 유통가 인사 간 만남이 양국 간 소통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국 혼란에 정부 차원 대미 외교가 어려운 상황에 민간 소통의 의미가 적잖다"면서 "e커머스 시장을 두고 정 회장과 김 의장 간 글로벌 인맥을 둘러싼 신경전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최근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이 독주하는 가운데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을 설립, 자회사로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를 편입해 새 활로를 찾는 승부수를 던진 바 있다.
smith@dqdt.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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