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힘들다" 식품업계 울상…K-라면은 "사람 찾기 힘들어"
면류 업계, 지난해 4분기 경영 애로사항 "인력확보" 꼽아
K-푸드 수출 역대 최대…"저출산·고령화로 인력난 가속화, 지원 필요"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지난해 우리 식품 기업들을 가장 어렵게 했던 것은 '내수부진'이었지만, K-푸드로 수출에 애를 썼던 라면·빙과 업체들은 '인력확보'에 가장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2024년 식품산업 경기동향조사 종합보고서 4분기 동향 및 2025년 1분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음식료품 제조업체의 경영 애로사항 중 내수부진(71.2%)이 가장 높은 순위를 나타냈다.
해당 조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식료품 제조업 또는 음료 제조업 1561개 사업체에 대해 지난해 12월 16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됐다.
최대 3개까지 중복 응답을 허용한 경영 애로사항에 대한 조사에서는 내수 부진에 이어 원자재·원재료 확보(51.2%), 인력확보(45.8%) 등을 어렵다고 꼽았다.
다만 세부 업종으로 구분하면 면류·마카로니 및 유사식품 제조업(90.3%), 비알코올 음료 및 얼음 제조업(84.0%), 낙농제품 및 식용 빙과류 제조업(75.6%)은 '인력확보'가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답했다.
국내 소비 위축 문제도 있지만, K-푸드 수출 전면에 나서고 있는 라면, 빙과 등의 업체는 해외 수요를 감당할 인력 확보에 더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불닭' 시리즈로 인기를 끌면서 한때 증권가에선 '삼비디아'로도 불렸던 삼양식품은 지난해 반기 보고서 기준으로 직원 수가 2180명으로 전년 대비 11.5% 늘면서 인재들을 흡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식품기업들의 제조시설은 대부분 비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K-라면을 이끄는 삼양식품(003230)·농심(004370) 등은 본사 위치도 각각 하월곡동·신대방동 등 소위 서울 중심가에서는 다소 떨어져 있다.
과거 한 식품업계에서 근무했던 김 모 씨(35)는 "헤드헌터를 통해 라면 업체 경력 이직을 제안받았는데, 출퇴근 거리가 용이하지 않아 포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케이-푸드 플러스(K-Food+) 수출액이 130억 3000만 달러(6.1%)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특히 라면 수출이 12억 4850만 달러로 31.1% 증가하면서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이외에도 과자류 7억 7040만 달러(17.4%), 음료 6억 6270만 달러(15.8%), 쌀가공식품 2억 9920만 달러(38.4%) 등의 호재를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K-푸드 수출 지원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저출산·고령화로 인력난은 갈수록 심해질 텐데 이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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