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출장 인도로 날아간 신동빈…'선택과 집중' 속도 내는 롯데
'본업 경쟁력 강화' 특명 속 계열사 전반 국내외 사업 재편 본격화
올해 사업 추진 골자 '글로벌'…"그룹 성장 위해 해외시장 개척"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
올해 날 선 신년사를 통해 작심 발언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글로벌 현장 경영을 통한 '선택과 집중'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해 말 불거진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로 곤욕을 치른 후 신 회장은 '2025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서 "그룹이 가진 자산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면서 고강도 체질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핵심 사업은 키우고 비성장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신 회장은 '혁신과 쇄신'을 통한 올해 사업 추진의 골자로 '글로벌'을 강조했다. 최근 새해 첫 출장지로 '14억 명' 인도를 낙점, 주력사업 힘주기를 본격화하고 나선 것이란 시각이다.
9일 업계와 롯데지주(004990)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일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 부회장 등 경영진과 함께 인도로 출국해 현재 현지 공장을 살펴봤다.
인도는 롯데웰푸드(280360)를 중심으로 식품 관련 계열사 공장과 주변국 수출 등 사업 확대의 전초기지로 삼은 곳으로, 올해 신 회장의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식품과 유통은 그룹 차원의 핵심 사업으로, 이번 인도 현장 경영은 '본업 경쟁력 강화'의 강한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은 해외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선점하며 "향후 그룹 차원의 성장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주문했다.
신 회장의 이번 인도 방문은 '빼빼로, 매출 1조 원 브랜드로 육성'이라는 목표와 맞닿아 있다. 빼빼로는 현재 글로벌 시장 매출 2000억 원 정도로, 인도는 빼빼로 첫 해외 생산지다.
지난달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현지 생산을 위한 21억 루피(약 330억 원)의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향후 글로벌 매출 1조 원 달성을 위한 주변국 수출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롯데 하브모어는 약 700억 원을 투자해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에 빙과 신공장을 설립, 올해 1분기 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는 올 상반기 내로 합병, 인도 통합 법인으로 출범한다.
롯데웰푸드뿐만 아니라 핵심 계열사 전반으로 국내외 사업 재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국내 점포 통폐점을 진행하며 해외 사업은 출점을 통한 확장에 주력한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비롯해 베트남 호치민점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점 등 새 단장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하며 향후 호치민의 투티엠 신도시 내 상업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베트남 내 추가 출점을 위한 부지도 검토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사업에서 조직 통폐합과 업계 최초 중국 보따리상 거래 중단 등 운영 효율화 작업을 위한 칼을 빼 들었다. 글로벌 면세점의 경우 현재 일본, 호주, 베트남 등 6개국에서 13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특히 오세아니아 지역은 약 50%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32년 브리즈번 하계 올림픽이 예정돼 있어 매장 리뉴얼 등 준비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전체 36개의 호텔 및 리조트 중 14개를 해외에서 운영 중인 가운데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L7 호텔 바이 롯데'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시장 확장성을 올해 목표로 내세웠다.
롯데칠성음료(005300)는 비즈니스 모델 개선을 위해 공장 생산라인을 통폐합하고, 물류거점에 자동화센터를 도입한다. 해외 사업 부문에서는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처음처럼, 새로, 밀키스 등 자사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시도할 계획으로, 해외 자회사인 필리핀펩시, 미얀마, 파키스탄의 성장세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본업 경쟁력 강화' 특명 속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롯데하이마트(071840)의 경우 지난 2022년 전국 391개점에서 2023년 336개점, 지난해 말까지 314개점으로 적자점포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까지 리뉴얼을 완료한 누적 점포 76개점의 매출 신장(5%)을 토대로 상권과 수익성을 수시로 검토해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e커머스플랫폼 롯데온 역시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으로 이익률이 낮은 상품 품목의 구성비를 과감히 조정해 적자폭 축소에 집중 공략한다. 가장 큰 매출 비중을 가지고 있는 조직 패션실과 뷰티실을 신설하는 등 최근 영업 조직 정비도 마쳤다.
코리아세븐 역시 인수한 미니스톱의 전국 점포 통폐합(세븐일레븐) 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 세븐일레븐으로 변경을 완료한 점포의 매출이 10% 이상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올해 시너지 창출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한편 롯데는 롯데하이마트(5일)를 시작으로 롯데쇼핑(6일), 롯데칠성음료(10일) 등 계열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유동성 위기설' 이후 첫 실적 발표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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