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 "장사할 맛 나는 상품…상상의끝 시작은 '가격'부터"
공승준 이마트24 FF팀 팀장…상상의끝 총괄 기획
"20~30% 저렴한 가격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이름 붙여"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경영주들이 '고객들이 찾는다', '장사할 맛이 난다'고 말합니다.평소 칭찬에 박하신 분들인데 고무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마트24의 초저가 프로젝트 '상상의끝'을 기획한 공승준 이마트24 FF(Fresh Food)팀장은 "상상의끝 시리즈가 100만 개 가까운 판매량을 올렸다"면서 "경영주의 평가에서 성공했다는 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상상의끝'은 고물가와 런치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초저가 상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자, 이마트24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먹거리 시리즈다.
공 팀장은 "상상의끝은 현재 4위인 후발주자로서 이마트24가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낼지 하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상상의끝이란 이름은 "아이디어를 뜻하는 동시에 전구라는 이미지를 형상화"하면서 만들어졌다. 공 팀장은 "고객이 멀리서도 찾아볼 수 있는 내비게이터 역할을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1900김밥', '900삼각김밥' 등 가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이름을 통해 부르기도 쉽고 고객에게 잘 각인돼 인지도를 높이고자 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김밥과 삼각김밥은 나온 지 약 석 달 만에 부동의 1위 '참치마요김밥'과 '참치마요삼각김밥'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총 9종 중 6종이 각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상상의끝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가격 중심의 기획에 있었다.
공 팀장은 "보통 처음 개발할 때는 원가 구조를 보고 마진을 붙여 적정 이익률을 산정하게 된다"며 "반면 상상의끝은 시세보다 20~30% 저렴한 가격을 먼저 설정한 뒤 해당 가격에 맞춰 원재료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깁밥의 경우 시세가 2800~3200원 사이인데, 제일 싸게 한다면 2000원 수준이었다"며 "여기에 '1000원보다 990원이 낫다'는 피드백이 더해져 '1900원 김밥'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초저가를 맞추기 위해 마진을 줄이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공 팀장은 20년 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잘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협상을 밀어붙였다.
공 팀장은 상상의끝 라인업을 더 늘려 "마그네틱 MD로 고객들을 끌어들이게 만들고 싶다"면서도 "고객들이 잘 안 찾는 상품을 굳이 만들 필요는 없다. 고객이 잘 찾는 상품군에서 대표적으로 1~2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공 팀장의 각오는 무엇일까. 공 팀장은 "편의점은 결코 비싼 데가 아니라는 걸 인식시켜 주고 싶었다. 그게 상상의끝 시리즈였다"며 "이제부턴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있는 상품이 있는 새로운 편의점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과거 10~20대 위주였던 고객 연령층이 40~50대까지 넓어졌다"며 "40~50대는 편의점 태동기에 함께했던 연령대다.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는 편의점으로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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