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열기 식을 줄 모르네"…삼양식품, 분기 영업익 1000억 돌파 눈앞
여전히 해외서 잘나가는 불닭…1분기 최대 매출·영업익 전망
트럼프發 관세 리스크는 여전…김정수 부회장, 관세·수출 등 주요 이슈 집중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삼양식품(003230)이 올해 1분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와 유럽·동남아 등 수출 시장의 고른 성장과 글로벌 주류 유통 채널 입점·공장 가동률 상승 등이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060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수치로 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28.3% 증가한 약 4951억 원으로 영업이익과 함께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 실적 견인을 이끈 주역은 단연 '불닭볶음면' 시리즈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강렬한 매운맛을 앞세워 'K-매운맛'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불닭볶음면은 이후 까르보불닭·로제불닭·마라불닭 등 파생 제품군이 연이어 선보였다. 최근 몇년 새 해외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매운맛 챌린지'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브랜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이 같은 글로벌 인기에 불닭볶음면은 미국 코스트코·월마트 등 현지 주요 오프라인 채널 입점을 확대했고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서 점유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시리즈에 프리미엄 이미지가 더해지며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강점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트코·월마트 등 미국 메인스트림 채널 입점률이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유럽·동남아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양식품의 지난 1분기 수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달하는 만큼 수출 증가가 전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불닭볶음면 생산지인 밀양 공장 가동률도 2023년 60%대에서 지난 1분기 83%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밀양 제2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추가 생산 여력도 확보된다.
물론 대외 리스크도 존재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 관세 적용을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내외 변수 속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가 최근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직에서 물러난 결정도 주목된다. 김 부회장은 지주사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관세 대응·해외 수출 확대 등 대외 리스크와 직결된 핵심 과제를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의 운영보다 실질적인 현장 경영에 집중해 위기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도 "올해는 삼양식품에 있어 생산 확대, 해외 진출, 관세 리스크 등 중대한 고비가 겹친 시기"라며 "김 대표는 최고경영자로서 해외 시장 공략과 포트폴리오 확장·관세 이슈 대응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jiyounbae@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