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리스크가 기회됐나…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매각 철회(종합)
"바이오사업부 안 판다"…CJ제일제당, 매각 계획 공식 철회
"전 세계 바이오 생산기지 11곳 보유…관세 변수 대응에 유리"
- 배지윤 기자,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이형진 기자 = CJ제일제당(097950)이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최근 미국발 보호무역 강화 흐름 속에서 바이오사업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매각 대신 기존 사업을 지속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CJ제일제당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바이오사업부 매각 추진 보도와 관련해 바이오사업부 매각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린다"며 "해당 사업부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간 CJ제일제당은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바이오사업 매각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거론돼왔다. 거래 규모도 수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매각을 철회하고 사업 지속 및 강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실제 글로벌 무역 질서가 급변하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는 차별점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미국·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라질 등 전 세계 11곳에 바이오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며 다양한 품목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는 '호환 생산' 체계를 갖춰 관세 등 외부 변수에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그린바이오 기업 가운데 미국 아이오와에 생산시설을 둔 곳은 CJ제일제당이 유일하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기조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중국 내 공장 역시 현지 내수용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대외 수출 관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EU(유럽연합)의 중국산 라이신에 대한 반덤핑 관세 조치도 CJ제일제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EU는 지난 1월부터 중국산 라이신에 대해 58.3~84.8%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EU 전체 라이신 소비량의 약 60%를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어 대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이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라이신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고수익 제품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아미노산 시황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스페셜티 품목' 중심의 고수익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왔으며, 지난해 해당 품목의 매출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21%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 측은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유수의 기업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사업 시너지 모색과 고수익 '스페셜티 품목' 중심 포트폴리오 지속 개편, 미국 아이오와 포트닷지 공장 역할 강화(관세 정책 대응 차원)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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