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지디·BTS 진' 연예인 주류 출시 봇물…대기업은 미온적 왜?
GD·진·소유 등 연예인 주류 재조명…대량 유통은 '넘기 힘든 벽'
대기업은 브랜드 충돌·수익 구조 부담 탓에 협업 출시엔 '거리두기'
-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이 잇따라 '술판'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형 주류사들은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는 기용하면서도, 정작 제품 협업에는 미온적인 상황입니다.
'연예인 주류'는 2022년 가수 박재범이 '원소주'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렸습니다. 이후 단순한 이름 제공에 그쳤던 연예인들이 제품 개발 단계부터 브랜드 기획, 유통 전략까지 직접 관여하는 흐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후 '연예인 주류 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다양한 제품이 쏟아졌습니다. BTS 진의 '아이긴'과 소유의 '쏘하이볼', 성시경의 '경탁주', 신동엽의 '블랙서클 하이볼'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습니다.
올해는 지드래곤(G-DRAGON)이 지난달 30일 선보인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을 출시하며 연예인 주류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전 예약 개시 직후 서버가 마비될 만큼 높은 수요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주류업계는 연예인 주류를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통상 업계에서는 연예인 주류가 팬덤 기반 소비를 겨냥한 틈새시장용 '기획형 제품'이라고 평가합니다.
주류 유통은 특성상 유흥 채널이나 대형마트 입점, 생산 단가 관리, 품질 안정화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상당수 연예인 제품은 소규모 양조장과 협업해 RTD(Ready to Drink) 즉 '뚜껑만 열면 바로 마실 수 있는 형태'로 출시되며, 한정판 마케팅에 기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호기심으로 초기 판매는 가능하지만, 반복 구매를 끌어내려면 맛과 품질뿐만 아니라 유통의 삼박자가 모두 맞아야 한다"며 "대부분 연예인 주류는 단기 흥행 중심으로 장기 생존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원소주가 출시 당시 큰 이슈가 됐지만 현재는 감사보고서도 못 올릴 정도로 매출이 고꾸라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처음처럼'이나 '참이슬', '카스' 같은 주력 제품과 연예인을 직접 연결했다가 논란이 발생할 경우, 브랜드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기존 제품이 확고한 시장 지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마케팅 포커스를 분산시키는 위험을 감수하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예인 협업 제품은 수익 구조 면에서도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연예인, 양조장, 유통업체, 기획사 등이 모두 관여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어서, 수익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이해관계 조율도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형 주류사들은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거나 홍보를 위한 협업 외에 '연예인 주류'를 만드는 데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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