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해외사업 호조에도"…백화점, 소비 침체에 매출 '제자리 걸음'
현대百, 1분기 백화점 매출·영업익 모두 소폭 감소
롯데百도 상황 비슷…신세계百, 13일 실적 발표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올해 1분기 불황에 따른 소비 침체가 심화되면서 주요 백화점들의 국내 사업 실적이 전년보다 소폭 감소하는 등 제자리걸음 하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112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6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 9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하지만 이는 본업인 백화점 사업의 호조로 인한 결과가 아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1분기 매출(1226억 원) 중 977억 원은 자회사인 지누스, 530억 원은 면세점에서 늘어난 매출이다. 백화점 사업만 보면 오히려 50억 원(0.8%) 감소하며 제자리 걸음 했다.
전년 동기 대비 63.3%(436억 원) 늘어난 영업이익도 백화점이 아닌 자회사에 의지한 결과다. 지난해 191억 원의 영업손실을 본 지누스가 27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게 컸다. 백화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59억 원(5.7%) 감소했다.
롯데백화점도 비슷하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8063억 원으로, 국내 사업 매출은 1.4% 줄었지만, 해외 사업에서 6.2% 증가해 전체 실적을 만회했다. 영업이익은 44.4%(400억 원) 증가했지만, 사업 호조가 아닌, 지난해 1분기 희망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의 기저효과와 해외 사업의 선방 덕분이다.
국내 백화점의 부진은 소비 부진 상황이 지속되면서 단가가 높은 의류 매출 등이 감소한 게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 한국은행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로,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하는 100을 5개월 연속 하회했다. 최근 금융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2.0%에서 0.8%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오는 13일 실적 발표를 앞둔 신세계백화점도 비슷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신세계가 백화점 사업에서 올해 1분기 6589억 원의 매출과 102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0.8%, 9.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업계는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소비 심리가 다소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민감 품목인 의류 등 사치성 소비재 매출 비중이 높은 백화점은 소비 심리 개선으로 인한 실적 개선 강도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