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이재명·김문수' 안 돼요"…스타벅스, 닉네임 제한 속사정
고객-파트너 간 유대 형성 취지 도입 불구 정치적 악용 사례 속출
'휴식 공간=정치색 배제' 대응 차원으로 대선 기간만 한시적 조치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이재명, 윤석열탄핵 님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전국 매장에서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이름에 대한 닉네임 제한에 나서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 제한'이라는 지적인데요.
스타벅스의 속사정은 이렇습니다.
스타벅스는 '리워드 회원'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닉네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바로 '콜 마이 네임'(Call My Name) 서비스 제도인데요. 주문 고객은 등록한 닉네임으로 제품 픽업(pick-up)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스타벅스의 경우 '실명 콜' 제도를 운영 중인데요. 스타벅스 코리아 역시 도입 초기 이 같은 제도를 고려했지만 실명 공개에 부담을 느끼는 일부 고객을 배려해 해당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콜 마이 네임'은 이용 고객과 호명하는 파트너와 유대 형성을 위해 자유로운 닉네임 설정을 허용하고 있는데요. 한글로 최대 6자까지 등록할 수 있으며 매월 1회에 한해 수정 가능합니다.
다만 스타벅스는 고객과 파트너의 입장을 고려해 부적절한 닉네임 사용을 제한(금칙어 설정)하고 있습니다.
미풍양속과 사회통념에서 어긋나거나 욕설과 음란성, 혐오성 단어나 비속어, 타인을 비방하는 표현 등이죠. 곤란한 표현은 호명하는 파트너나 듣는 고객 모두 불편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스타벅스는 사회 정치적으로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다'는 제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번 대선 후보 이름 닉네임 제한 조치도 이 일환입니다.
스타벅스는 최근 몇 년간 매장 대형화를 추진하면서 파트너의 호명과 동시에 일부 매장에는 빔프로젝터를 활용한 닉네임 표출을 함께 운영 중인데요. 순화되지 않은 닉네임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이를 악용한 사회, 정치, 종교적 닉네임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에 돌입하면서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닉네임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비방 닉네임이 표출된 현장 사진을 캡처해 SNS상에서 정치 홍보 도구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기간인 데다 휴식 공간인 커피 매장이 정치 공론장으로 전락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죠. 특정 대선 후보에 대한 금칙어가 아닌 정치적, 사회적 극단적인 효과나 파장을 경계한 '중립적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편한 휴식 공간에서 정치색으로 인한 고객 불편과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하는 닉네임을 불러야 하는 파트너의 고충도 고려해야 합니다. (후보 이름과 같은)실명 고객에게는 한 달만 이해해 달라고 요청 중으로 대부분 이해하고 동의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스타벅스는 대선 기간 종료 후 제한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만 1400만 명에 이릅니다. 고객과 파트너의 친근한 유대감 형성이라는 좋은 취지에 맞게 위트 있고 정감 있는 닉네임도 많은데요. 지지/비방보다는 모두가 따뜻해지는 응원의 닉네임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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