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좋아요"…K-소스, 중동 수출 증가 '사막에 뿌리내리는 한식'
GCC 지역 소스 수출 4월 누적 77만 달러, 전년比 43.8%↑
UAE 내 한식 파인다이닝 식당 증가…"현지 규제 맞춤 전략 필요"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최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고추장 등 한국판 소스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단순 제품이 아닌 요리에 활용되는 소스의 수출 증가는 한식이 해당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의미로, 시장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
20일 KATI 농식품수출정보 따르면 중동(GCC)지역 소스 수출 올해 4월까지 누적으로 77만 달러를 수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43.8% 증가한 수치다.
삼양식품(003230)의 불닭볶음면 등 한국의 매운 소스류 제품들이 중동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산 소스와 고추장 등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중동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음식이 '건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여기에 독특한 음식을 찾는 소비자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소스류 수출의 증가는 제품 수출 증가보다 큰 의미를 갖는다. 현지인들이 한국 소스를 활용해 요리해 먹거나, 한국 소스를 사용해야 하는 한식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지난해 기준 한식 파인다이닝 식당이 전년 대비 3곳 늘어 4곳이 운영 중이다. 한식 파인다이닝 식당은 단순히 음식을 한식으로 제공할 뿐 아니라 식당의 분위기와 공간 등 모든 경험을 한국 문화와 관련짓기 때문에 일종의 '한국 문화 종합 체험소' 역할을 한다.
여기에 한식 파인다이닝 식당이 주로 위치한 두바이는 현지인뿐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들도 찾는 도시인 만큼 한식을 알리는 창구가 되고 있다.
다만 국가별로 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GCC 내 최대 K-푸드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3월 누적 기준 된장 수출액이 전년 대비 45.8% 줄었고, 고추장은 26.5% 내렸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식약청(SFDA)의 통관 절차가 전산화되고, 사우디 정부가 지정한 공인 할랄 인증 기관 제품만 통관 시스템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수출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UAE의 두바이는 개방적인 식문화와 외식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작용해 수요가 증가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한식의 확산을 위해 단순한 수요 분석을 넘어 현지의 제도적 특성과 문화적 장벽도 고려해야 한다"며 "중동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한식 제품 개발도 필요하고, 할랄 인증 등 현지 규제에 맞춘 전략도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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