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돌파구는 '명품'…럭셔리 사업 강화하는 백화점
1분기 국내 백화점 4사 매출 전년比 1.6% 감소
명품 카테고리 매출만 증가…"고급화가 돌파구"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소비 침체가 심화되면서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1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명품' 사업 호조에 기대어 선방했다. 백화점 업계는 경기 침체 영향을 덜 받는 럭셔리 사업을 강화해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22일 각 사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국내 주요 백화점 4사의 1분기 국내 사업 매출(순매출 기준)은 2조 134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매출(2조 1688억 원)보다 1.6% 감소한 수치다.
국내 백화점의 부진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경기 침체 및 소비 부진의 연장선이라는 게 중론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는데 2021년(24.1%)·2022년(15.7%)의 증가율과 비교하면 대폭 줄었다.
특히 올해는 단가가 높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의류 매출도 이상기후 여파로 부진했다. 통상 2~3월은 간절기 패션이 백화점 매출을 주도하는데, 3월까지 이어진 추운 날씨로 인해 간절기 의류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그 와중에도 매출 감소율이 1%대에 그친 건 명품 등 럭셔리 사업에서 선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1월 1일~5월 11일) 럭셔리 워치·주얼리 장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4%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경기 부진 영향으로 대부분 카테고리 매출이 역성장했지만 주얼리 등 고가 사치품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워치, 주얼리 등 하이엔드 럭셔리 매출이 고신장하면서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면세점 사업도 럭셔리 상품군 덕분에 실적이 개선됐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사업은 공항점 럭셔리 상품군(워치·주얼리 등) 호조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고, 영업적자도 지난해 52억 원에서 올해는 19억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롯데면세점도 1분기 명품 시계·주얼리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화점 업계는 투자를 늘려 고급화 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의 경우 최근 서울 명동의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더 헤리티지'로 리뉴얼해 샤넬 매장을 입점시키는 등 고급화에 나섰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루이뷔통과 에르메스 매장이 입점할 예정이다. 오는 25일까지는 전국 13개 전 점포에서 VIP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럭셔리 워치&주얼리 페어'도 연다.
롯데백화점도 럭셔리 및 주얼리 브랜드를 연이어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 18일에는 프랑스 하이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 명동본점 매장을 기존보다 4배 확장해 리뉴얼 오픈했다. 지난 1일에는 잠실 에비뉴엘에 '에트로'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대표 상품인 '라이트 니트 롱 카디건'이 300만 원대에 달하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지난해 루이뷔통 멘즈, 프라다 멘즈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셀린느 매장 신규 오픈을 준비 중이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지난해 7월부터 리뉴얼을 통해 기존에 컨템포러리 브랜드 위주로 구성됐던 웨스트(WEST)관에 보테가베네타 등 브랜드를 대거 이전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 침체 상황이 지속되지만 VIP 고객의 백화점 명품 구매 수요는 높아지고 있다"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해 소비자에게 내세우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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