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번만"…中 시장 재공략 나서는 K-유통
중국법인 실적 회복세 속 경기 부양 ·한중관계 개선 효과 기대
현지화 전략으로 원가 절감…K콘텐츠 글로벌 인지도로 재공략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내수 둔화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주요 유통사들이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서면서 실적 반등 모멘텀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중국 내수 역시 녹록잖은 상황이지만 여전히 최대 수출국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와 비자 면제 등 한중관계 개선에 훈풍이 예상되면서 실적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중국 현지 유통, 판매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주요 공략 국가로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오리온 중국법인의 경우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이 2022년 2116억 원에서 2023년 2210억 원, 지난해 2439억 원으로 상승세다. 농심 중국법인도 2023년(1분기 47억 원)과 지난해(49억 원) 이어 올해(59억 원)도 증가 추세다.
농심은 현재 대형 유통업체 닝씽 유베이 국제무역 유한공사와 협업을 통해 유통·판매망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오리온도 현지 유통 채널인 '간식점' 판매 확대와 경소상 간접영업체제 전환하고 있다.
삼양식품 역시 글로벌 신공장 첫 건립에 중국을 택한 점도 이와 맞물린다. 중국은 글로벌 매출 비중 1위(27%)다. 현재 현지화 제품(푸팟퐁커리 불닭볶음면)을 중국 내 OEM으로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저장성 자싱시 신공장을 통해 연 8억 개 규모 생산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당장 매출 회복에 있어 중국 내수 회복이 급선무지만 수요 자체가 워낙 크고, K-콘텐츠 여파에 따라 변동성이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국에서 원재료를 수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지 공장 생산으로 원가 비용 절감 효과가 커서 포기할 수는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도 중국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프랜차이즈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올해 중국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1조 2700억 위안(약 245조 원)으로 전망된다. 최근 3년간 추이에서 2023년 9697억 위안(약 186조 원), 지난해 1조 1130억 위안(약 214조 원)으로, 매년 14~15% 규모로 성장세다.
주요 프랜차이즈 중 2003년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국에 진출했던 BBQ치킨의 경우 최근 중국 8개 지역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를 체결하고 6월 청두점을 시작으로 출점에 나선다. 교촌치킨 역시 2008년 첫 진출 후 재정비해 올 초 선전점을 시작으로 현재 19개 매장을 확대 운영 중이다. 2023년 12월 홍콩 매장으로 중화권에 진출한 bhc 역시 중국 등 지역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사드 배치와 한한령, 팬데믹 전환 등 양국 교류 중단 리스크로 시장 점유율을 내준 K-뷰티 역시 틈새시장 공략으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역시 소비 위축으로 가성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로컬 브랜드인 C-뷰티(중국 화장품)와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초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한 전략으로 시장 대응을 확대한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상하이 사업장을 '려' 브랜드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현지 생산을 중심으로 중국 전용상품을 준비 중이다. LG생활건강도 주력 고가 라인인 '후'를 중심으로 후속 제품 라인을 보강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은 뷰티 3대 시장으로 여전히 수요가 높고 놓고 갈 수 없는 시장"이라면서 "그동안에는 적자였다면 1분기 흑자전환을 통해 중장기 사업하는 데 있어서 지속적인 사업 동력의 기반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K-브랜드는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면서 반대로 중국 시장에서 우호적인 입지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면서 "다시 중국에서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배경으로 재도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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