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패션업계 불황에도 '나홀로 성장'…매출·영업익 두자릿수↑
패션가, 1Q 온라인 쇼핑 거래액 역성장…소비 침체 직격탄
무신사, 뷰티·오프라인 등 골고루 성장…비상경영체제 지속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무신사가 올해 1분기 패션 업계 전반의 불황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두 자릿수 성장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 속에 고감도 브랜드 큐레이션과 오프라인 확장을 통한 신규 고객 증가로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무신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될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달부터 돌입한 비상경영 체제의 고삐를 놓지 않을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2025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2.6% 증가한 2929억 원으로 집계됐다. 무신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76억 원으로 2024년 1분기 142억 원보다 약 24%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2025년 1분기 6.01%로 전년 동기간 대비 0.55%p 높아졌다.
무신사가 분기별 실적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까지 분기별 실적을 공개한 국내 패션 업체 중 이례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했다.
삼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 LF(093050), 한섬(020000),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코오롱FnC 등 5대 대기업 패션사의 1분기 매출은 모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역성장했다. 심지어 영업이익의 경우 대부분 두자릿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이상 기온과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2025년 3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올 1~3월 패션 부문 매출은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역성장했다.
유통 업계 전반으로 놓고 보더라도 비수기인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한 곳은 쿠팡, CJ올리브영 등이 전부다.
유통 업계가 대부분 침체한 상황에서도 무신사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서 쌓은 노하우, 뷰티 부문의 고성장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신규 고객 유입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경영 시스템 전반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효율을 줄여나가는 전략도 힘을 보탰다.
무신사의 올 1분기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종전 백화점, H&B스토어 전문점 등의 오프라인 채널에서 만나기 힘든 인디 라이징 뷰티 브랜드가 입소문을 타면서다.
무신사가 지난해부터 확장에 속도를 내는 오프라인 시장의 경우 외국인 고객을 필두로 매출 증가에 탄력이 붙고 있다. 올해 1분기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스토어에서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소비 침체 상황이 이어진 가운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기존 사업과 신사업 영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2분기 이후도 대외 상황을 선제적으로 살펴보며 위기 상황을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무신사는 4월 박준모 대표가 주관한 전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향후에도 비상경영 체제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는 상품 카테고리 측면에서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비즈니스 전개 방식에서 온라인,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이후 글로벌 시장도 온오프라인 동시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단기적 실적 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위기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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