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사장 "전장·AI서 매출 2조 달성…유리인터포저도 개발"(종합)
이재용 '사즉생' 주문엔 "시의적절…사장부터 신입까지 새겨들어야"
장덕현 대표 직접 프레젠테이션 "올해 AI 업체에 유리기판 샘플링"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장덕현 삼성전기(009150) 대표이사 사장은 19일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유리기판(글라스 기판) 사업에 대해 "올해 중 몇몇 인공지능(AI) 서버 고객에 대해 샘플링을 할 예정"이라며 "당장 올해 2분기부터 세종 파일럿 라인이 운영되기 때문에 거기서 (샘플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장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도 저희의 한 고객이고 미국의 AI 서버를 다루는 많은 업체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실리콘 인터포저 방식의 기판 대비 속도는 40% 빠르고 전력 소비량과 패키지 두께, 생산기간은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어 반도체 공정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신사업 중 하나로 유리 기판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가 유리기판과 유리 인터포저를 모두 개발하고 있다며 시장의 오해를 바로잡았다. 그는 "어떤 고객은 미래의 방향이 유리 기판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고객은 실리콘 인터포저를 대체하는 유리 인터포저가 미래의 대세라고 생각한다"며 "유리 기판과 유리 인터포저를 (둘 다)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장 사장은 올해 사업 키워드로 AI와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등 두 가지 'A'를 꼽았다.
그는" 올해 전기차가 2200만 대까지 성장하는데 ADAS 자율주행차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이끌 것"이라며 "(자율주행차에는) 반도체도 들어가겠지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파워 인덕터 등 많은 전자 부품이 들어가고 카메라 모듈도 많이 들어간다. 자율주행차라는 큰 흐름이 삼성전기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장 사장은 반도체 기판 추가 수주 전망에 대해선 "플립칩볼그레드어레이(FC-BGA)의 경우 부산과 베트남에 투자한 것이 있어서 올해 일단 AI용 반도체 기판은 양산을 시작하고 1~2개 추가 (수주) 확보를 위해 샘플링을 하는 단계"라고 했다.
소형 전고체전지 개발 현황에 대해선 "한 고객과는 구체적으로 샘플링 평가 중에 있고, 2026년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그걸(내년 양산) 위한 마더라인을 구축할 생각이고 목표는 내년 하반기 양산"이라고 양산 목표 시점을 거듭 강조했다.
장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임원들에게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를 주문한 것에 대해선 "시의적절한 말씀이다. 저도 사장으로서 항상 누가 뒤에 칼을 꽂는 듯한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독한 삼성인이 되자'는 (말을) 사장부터 신입까지 다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회장은 최근 삼성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책하며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기는 이날 주총에서 장덕현 사장과 김성진 경영지원업무 총괄 부사장, 이윤정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 4개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주주 앞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장 사장은 "2025년에 미래 성장사업인 전장 및 AI·서버 제품은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며 "주력 사업 부문별 고부가 제품군을 강화하고 고객 다변화를 추진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dongchoi89@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