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나홀로 호실적' 금호석유화학…믿는 구석은 '합성고무'
LG·한화·롯데 석화업계 적자 속 금호석화 홀로 '흑자'
타이어·라텍스 수요↑…"천연고무 공급 줄어 호황 지속"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금호석유화학(011780)이 중국발 공급 과잉에도 국내 석유화학 업계 중 사실상 '나 홀로'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핵심 제품인 합성고무 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올해 실적도 선방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197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 컨센서스(증권가 영업이익 전망치)는 26일 에프엔가이드 기준 494억 원 흑자다.
국내 석유화학 4사 중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나머지 2사가 지난해 4분기 각각 724억 원, 1787억 원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한화솔루션의 흑자 규모가 92억 원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과 대비된다.
LG화학(석유화학 부문)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석유화학 4사 가운데 금호석유화학만 지난해 흑자가 전망되는 셈이다.
금호석유화학이 견조한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합성고무 판매 덕분이다. 북미와 유럽 시장 등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매 증가로 18인치 이상의 고인치 타이어 수요가 늘어나며 타이어에 쓰이는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 소비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수년 전 폭증했던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주기가 다가온 점도 고무 수요 증가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와 높은 토크로 인해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타이어 교체 주기가 짧은 점도 있다.
의료용 장갑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고무 제품인 NB라텍스 가격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산 의료용 장갑에 대한 관세를 높이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마진이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NCC(납사 분해 설비)를 통해 업스트림 제품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온 국내 주요 석유화학 회사들이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고통받는 상황과 달리, NCC를 보유하지 않은 금호석유화학은 중국발 공급과잉 영향을 덜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도 합성고무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대체제인 천연고무가 동남아시아 기후 변화나 유럽의 친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생산량은 줄고 가격은 상승하면서 합성고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천연고무 공급이 2024년 역성장을 시작으로 생산량이 유지되거나 정점을 찍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합성고무 신규 증설도 제한적이라 2028년까지 합성고무의 업사이클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강세가 지속되는 천연고무 가격이 합성고무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올해 1분기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240% 넘게 뛸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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