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국내 상장사들의 지난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14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취득한 기업은 2조 원 이상을 취득한 고려아연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사주 소각 규모도 156% 급증한 12조 원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주식 시장 침체에 따른 주가 하락 방어 등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 소각, 체결 공시를 제출한 국내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상장사의 취득 규모는 전년 대비 72.8% 증가한 14조 3156억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조 1249억 원의 자사주를 사들인 고려아연은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한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사주 공개 매수 전략을 발표하고 발행주식의 9.85%에 달하는 자사주 1조 8156억 원을 매입했다.

고려아연에 이어 삼성전자는 1조 9925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취득했으며 △메리츠금융지주(8624억원) △KB금융(8200억원) △신한지주(7000억원) △KT&G(5467억원) △기아(5000억원) △셀트리온(4396억원) △NAVER(4051억원) △하나금융지주(3969억원) 등의 순으로 자사주를 많이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자사주 소각 규모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자사주 소각 규모는 12조 1399억 원으로, 2023년 4조 7429억 원 대비 156.0% 증가했다.

지난해 자사주를 가장 많이 소각한 상장사는 삼성물산으로 총 1조 289억 원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국내 상장사 중 1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한 곳은 삼성물산이 유일하다.

삼성물산에 이어 KT&G가 지난해 8617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해 2위에 올랐으며 △SK이노베이션(7936억원) △POSCO홀딩스(7545억원) △NAVER(6866억원) △메리츠금융지주(6401억원) △KB금융(6200억원) △신한지주(5500억원) △셀트리온(5364억원) △기아(3832억원) 등도 자사주 소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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