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해운 웃고 항공 울고…HMM 영업익 500% '껑충'
달러 받는 해운, 고환율에 환차익…팬오션·현대글로비스도 호실적
항공, 운항비용 달러 지불…대한항공 제외 전년比 영업익 줄어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지난해 고환율이 유지되며 국내 대표 운송업계인 해운과 항공의 희비가 엇갈렸다. 달러를 받는 해운은 환차익 덕분에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달러를 쓰는 항공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사 HMM(01120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1% 증가한 3조 5128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3조 2524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매출액도 11조 7002억 원, 영업이익률은 30%에 달했다.
벌크선사인 팬오션(028670)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1% 상승한 4712억 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운반선을 운용하는 현대글로비스(086280)의 해운 부문은 연간 매출액 5조 1209억 원, 영업이익 36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해운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홍해 사태에 따른 운임이 상승한 데다 고환율까지 맞물린 영향이다. 해운사는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할 때 환차익이 생긴다.
컨테이너선의 글로벌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평균 2506p로 2023년 평균 1005p 대비 149% 상승했다.
반면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유류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은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영업이익에서는 손해를 봤다. 2024년 평균 환율은 2023년에 비해 약 56원 높은 1365원에 달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은 원달러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330억 원의 외화평가 손실이 발생한다고 본다.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환율이 10% 오르면 세전순이익만 3645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지난해 매출액 7조 592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622억 원에 그쳤다. 제주항공(089590)도 매출이 1조 9358억 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799억 원을 기록했다.
다른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늘고 영업이익은 줄었다. 진에어(272450)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 4613억 원, 1667억 원이었고 에어부산(298690)은 각각 1조 68억 원, 1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일하게 대한항공(003490)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연간 매출은 사상 최대인 16조 1166억 원을, 영업이익은 1조 9446억 원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임차가 아닌 보유 항공기가 많고 자체적인 정비 역량도 있는 데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만큼 몸집이 큰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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