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반도체 벽 낮췄다…램리서치, 몰리브덴 증착 장비 공개
텅스텐 대신 몰리브덴 기반 원자층 증착 장비 '알터스 할로'
금속 배선 폭 좁아져도 저항 낮은 장점…낸드부터 양산 적용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반도체 장비 기업 램리서치가 세계 최초로 기존 텅스텐 대신 몰리브덴을 활용하는 원자층 증착(Atomic Layer Deposition·ALD) 장비 알터스 할로(ALTUS® Halo)를 공개했다. 전기 저항이 낮은 몰리브덴은 금속 배선의 폭이 좁아질 때 저항이 급격히 증가하는 텅스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낸드, 로직, 메모리 등 고성능이 요구되는 반도체 전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램리서치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세미콘 코리아 2025'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알터스 할로 설루션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카이한 애쉬티아니 램리서치 부사장과 박태순 램리서치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 수석 디렉터가 배석했다.
모든 반도체 제조 과정에는 웨이퍼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해 다양한 기능을 부여하는 금속 증착이 필수적이다. 지난 20년간은 텅스텐 기반 ALD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AI 확산 등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칩 크기를 줄이고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칩 스케일링이 요구됐고, 이 과정에서 텅스텐을 뛰어넘는 금속 배선 방식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램리서치는 텅스텐 대신 몰리브덴 기반 ALD 장비 알터스 할로를 선보이게 됐다.
박태순 디렉터는 "AI, 자율주행 등을 위한 강력한 칩은 스케일링이 필요하고, 금속 배선의 폭도 좁아진다"며 "고속도로에 비유하자면 폭이 좁아질수록 속력과 통행량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텅스텐은 금속 배선이 줄면 저항이 급속도로 올라가는데, 몰리브덴은 재료 특성상 배선이 좁아져도 속력이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며 "또 배리어가 필요한 텅스텐과 달리 재료에 직접 붙일 수 있어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 디렉터는 "알터스 할로는 특허받은 아키텍처를 통해 텅스텐 ALD의 높은 생산성을 그대로 유지했고, 메모리나 로직 특정 디바이스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유연성 있는 설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터스 할로는 기존 텅스텐 금속 배선 대비 50% 이상 향상된 저항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1000단 3D 낸드, 4F D램,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로직 등 차세대 칩 기술 구현 난도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마이크론은 올해부터 알터스 할로를 활용한 최신 낸드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차세대 낸드 양산에 알터스 할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쉬티아니 부사장은 "몰리브덴 기반 증착은 업계의 전환점이자 변곡점이고, 경쟁사도 유사한 기술을 연구할 것"이라며 "램리서치는 7년간 연구개발을 해와 가장 앞서가면서 독보적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어 "텅스텐도 계속 사용될 것"이라며 "애플리케이션 종류나, 비저항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따라 몰리브덴 사용 유무가 결정되기 때문에 저항이 중요하지 않은 경우 이미 검증된 텅스텐 장비를 유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몰리브덴 기반의 증착 장비가 도입되는 순서는 낸드, 로직, D램 순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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