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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영하 163도 견디는 LNG탱크의 비밀…포스코 신소재 생산 한창

신소재 '고망간강' 포스코 최초 개발, 싸고 강도 높아…LNG저장 최적
포스코이앤씨 짓고 포스코인터 활용…글로벌 밸류체인 대표사례

고망간강 후판 생산공정(포스코그룹 제공)

(광양=뉴스1) 금준혁 기자

"국내 소재산업의 모든 기술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제품입니다. 기술 표준에 각주로 포스코가 특허를 갖고 있다고 쓰여있습니다. 포스코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된 것입니다."

이순기 포스코 강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망간강을 이렇게 소개했다. 고망간강은 포스코가 2010년 한화오션 등 국내 관련 업체와 개발을 시작해 지난 2022년 국제 기술 표준으로 정식 채택된 신소재다. 철강업계에서 공신력이 높은 미국재료시험협회(ASTM)의 표준에 한국이 개발한 소재가 등록된 것은 최초다.

고망간강은 LNG(액화천연가스)를 수송하거나 저장하는 탱크와 LNG추진선(LNG를 연료로 사용)의 연료탱크를 만드는 데 쓰인다. 고망간강의 기초가 되는 망간은 매장량이 풍부해 기존 LNG 탱크 제조에 쓰이던 9% 니켈강보다 가격은 30% 저렴하면서도 강도는 높다.

고난도에 日도 포기한 고망간강, 포스코가 개발

지난 26일 방문한 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 압연 공장은 고망간강이 적용된 슬래브(열연강판 및 후판의 소재로 사용되는 철강 반제품)가 한창 생산 중이었다.

용광로에 쇳물을 집어넣어 슬래브를 만드는 과정을 제강공정이라고 한다. 어떤 첨가물을 넣냐에 따라 슬래브의 성질도 달라지는데, 제3 제강공장에는 고망간강 첨가를 위해 특화된 장비들이 있다.

이는 고망간강이 온도가 변해도 안정성 유지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영하 163도의 LNG를 운반할 수 있는 고강도지만, 제강 난도가 높아 일본 철강업체도 포기한 양날의 검으로 꼽힌다.

제강공정을 거친 슬래브는 압연 공장으로 넘어온다. 압연은 슬래브를 여러 롤(roll) 사이를 통과시켜 늘리거나 얇게 만드는 공정이다. 슬래브는 롤러를 타고 계속해서 세로로 이동한다.

건물 2층 높이의 견학로에서 본 초기의 슬래브는 양갱처럼 생겼는데 먼발치서 옆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후끈해졌다.

슬래브가 자동차 자동세차기계처럼 생긴 압연기를 거치면 길이만 2㎞라는 공장 내부를 가득 채우는 굉음과 함께 연기가 견학로까지 올라온다.

여러 차례 압연하면 용암처럼 빨간 슬래브는 점차 회색빛을 띤다. 엿가락처럼 길이는 길게 늘어지고 두께도 얇아진다.

고망간강 후판공장 제품 적치(포스코그룹 제공)

신소재 개발해도 안정성 입증 과제…장인화 회장 필두 판로개척

포스코는 2000년대 초반 당시 유럽·일본 선진 철강사를 추격하고, 후발주자인 중국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신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각종 규제가 예고되며 화석연료를 대체할 LNG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LNG를 운송할 신소재로 고망간강을 개발한 것이다.

고망간강은 2013년에 양산에 성공했지만 신소재인만큼 안전과 기능성을 입증해 기존 소재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을 뚫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현재는 세계 5위 선사 독일 하팍로이드가 고망간강이 적용된 연료탱크를 쓸 정도로 기술력이 입증됐지만 이전에는 선례가 없는 신소재였다.

이에 당시 기술투자본부장 겸 기술연구원장이었던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을 필두로 포스코그룹이 직접 실적을 쌓아서 입증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장 회장은 이후 철강 부문 대표이사 시절에도 판로를 개척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9년 포스코이앤씨가 세계 최초로 고망간강을 적용해 건설한 LNG 탱크가 포스코인터내셔널 광양LNG터미널에 세워졌다.

광양 제2LNG터미널 7호기 탱크 내부(포스코그룹 제공)

'밥솥' 같은 고망간강 적용 LNG탱크 구조…7·8호기 추가 건설 중

광양LNG터미널은 제철소에서 30분가량 차로 떨어진 거리에 있다. 현재 터미널에는 6기의 LNG 탱크가 있는데, 이 중 5·6호기가 고망간강 LNG 터미널이다.

겉에서 보기에는 커다란 연료탱크이지만, 건설 중인 7호기의 내부에 들어가면 돔 형태로 돼 있어 고척돔의 내부를 보는 듯하다.

고망간강이 적용된 탱크는 밥솥과 같은 구조인데, 겉은 일반적인 연료탱크처럼 콘크리트로 짓는다. 대신 LNG를 직접 담는 내부에는 고망간강으로 만들어진 후판이 깔려있다.

내년에 7·8호기가 완성되면 광양LNG터미널은 총 133만kL(킬로리터)의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전 국민이 40일 동안 난방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광양 제2LNG터미널 건설현장(포스코그룹 제공)

철강·배터리 사업 어렵지만…그룹 시너지 극대화해 위기 극복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배터리 캐즘 등 주요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맏형인 포스코가 신소재를 개발하고, 포스코이앤씨가 신소재를 적용해 LNG 탱크를 짓고,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이 운영하는 글로벌 LNG밸류체인과 같은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선두 주자가 된 LNG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LNG를 관세와 연계해 통상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어 전반적인 시장의 확대가 기대된다.

장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에너지 정책 기조 변화에 발맞춰 밸류체인 연계 강화를 통해 수익성 제고의 기회를 찾기 위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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