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개발부터 판매까지 밸류체인 완성…글로벌 위기 대응 총력
韓 에너지 수입 의존도 90% 상회…안보 중요성 확대
박상규 사장 "석유 ·화학 원가구조 혁신 성과 나타나도록 노력”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널뛰기를 하면서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밸류체인이 재조명되고 있다. 원유 도입부터 생산·제품 판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갖춘 덕분에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서두르는 것은 물론 에너지 안보의 최전방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59.10달러로 전날보다 1.34달러(-2.22%) 하락했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6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1년 4월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9일(현지시간)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히자 WTI 선물 가격은 61.82달러로 전날보다 2.72달러(4.6%) 급등했다.
한국은 원유·LNG 등 에너지 자원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꼽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한국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지난 1990년 88.7%에서 현재 90%를 상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 많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한국 기업의 원가 경쟁력 유지에 필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비 증가와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석유수출기구(OPEC) 장기 에너지 동향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형태의 에너지 수요는 오는 2050년까지 평균 약 24% 확대된다. 이중 석유·가스가 전체의 53%를 차지한다.
석유는 전기차 전환에 따른 차량용 연료 수요 감소 영향에도 여전히 핵심 에너지원 역할을 맡게 된다. 글로벌 일 수요는 지난해 기준 1억 220만 배럴에서 오는 2050년 1억 2010만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석유뿐 아니라 LNG(액화천연가스)도 주 에너지원으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인 그랩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LNG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1.6%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발전 사업에서 천연가스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에서 석유·화학 제품 등을 생산하는 밸류체인을 모두 갖추고 있다. 에너지 안보 시대에 효율적인 운영 능력으로 에너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조건이다.
전초 기지는 하루 84만 배럴로 국내 최대 규모 일산 정제량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다.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의 일산 원유 정제량 27만 배럴을 더하면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 일산 원유 처리 가능 규모는 111만 배럴이다.
실적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최근 석유, 화학, 석유개발, 윤활유 등 4개 부문의 매출은 △2021년 43조 3740억 원 △2022년 70조 1165억 원 △2023년 64조 1138억 원 △2024년 64조 1138억 원이다. 영업이익도 매년 조 단위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석유사업을 제외한 포트폴리오 다양화 성과 역시 뚜렷하다.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엔무브도 지난해 영업이익 6867억 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SK어스온은 이달 베트남 15-2/17 탐사광구에서 하루 최대 1만 배럴 규모 원유 시험 생산에 성공, 동남아 지역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은 "전사적 차원에서 코스트 절감, 최적화 등을 위해 운영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 여러 구조적 노력에 대해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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