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최초 정지궤도 '천리안위성 5호' 사업 잡음…KAI 공식 이의제기
3238억원 규모 천리안위성 5호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LIG넥스원 선정
KAI "역량 부실·평가위원 이해 충돌…평가 구조적 개선 필요"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국내 최초의 민간 주도 정지궤도 기상·우주기상위성 '천리안위성 5호' 개발사업 우선대상협상자로 LIG넥스원(079550)이 선정되자 경쟁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이 반발하고 나섰다. 제대로 된 기술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고, 평가위원의 이해충돌 문제도 있다는 지적이다. KAI는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개발 사업의 구조적 개선으로 공정한 평가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천리안위성 5호 사업 추진위원회는 이달 초 LIG넥스원을 천리안위성 5호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경쟁사인 KAI는 지난 10일 해당 결과 이의제기서를 공고 기관인 한국기상산업기술원에 공식 제출했다.
천리안위성 5호 개발사업은 2031년까지 3238억 원을 투입하는 대형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국내 최초의 민간 주도 정지궤도 기상·우주기상위성 사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추진위는 비용을 제외한 기술 및 역량평가 방식으로 평가를 진행, 지난 1일 결과를 확정했다.
KAI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된 기관은 위성 시스템 및 본체 개발을 주도적으로 수행한 실적이 거의 없고 위성 조립 및 시험설비도 미보유한 상태라며 실질적 수행 역량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KAI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2022년부터 위성 시스템 및 본체 개발에 참여했으며, KAI는 해당 기간이 32년에 달한다.
또 평가위원의 이해충돌 문제도 제기됐다. 일부 평가위원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퇴직자로 과거 천리안위성 기술 개발에 직접 참여한 이력이 있는데 항우연 기술이전을 받는 사업 구조에서 해당 평가위원이 기술료 보상금을 받게 된다는 지적이다.
KAI 측은 기술 부족 기업이 기술료를 높게 지불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평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 등 이전에도 유사한 문제를 겪었다며 반복되는 이해충돌 평가 구조로 행정적·재정적 낭비와 일정 지연이 초래된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날 발사에 성공한 군 정찰위성 4호기(425사업) 당시에도 시제업체가 LIG넥스원에서 KAI로 변경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주관기관 선정이 역량 검증 없이 제안서와 발표 자료 중심의 정성적 평가만으로 선정이 이루어지는 관행은 심각한 제도적 문제"라며 "결과적으로 사업 실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과제(천리안위성 5호 사업)도 정량적·객관적 요소보다 서면 기재의 잠재력 평가가 우선되는 구조적 오류를 보여준다"며 "평가 과정에서 이해충돌 검증 강화, 실사 기반 역량 검토 절차 제도화 등 구조적 개선을 통해 향후 사업에 대한 공정한 평가 체계 확립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을 공고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측은 검토를 거쳐 KAI의 이의제기에 답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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