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경제가 생존을 위해 독립적인 경제 모델에서 유럽연합(EU) 모델로 전환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2일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최근 한국 경제의 도전과제와 대응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보호무역 시대는 30년 이상 지속될 것이고 장사해 왔던 방법론을 바꾸지 않으면 체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미래산업포럼은 국회미래연구원이 급변하는 국제질서 흐름 속에서 국내 산업지원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조직한 포럼이다. 최 회장은 산업계 입장에서 경제환경 변화상과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기조연설을 맡았다.

최 회장은 저출생·저성장에 별다른 해법이 없다는 점에서 유사한 일본을 한국경제의 파트너 후보로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의 조건으로 내건 LNG 구매 확대 등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역사적 문제 등이 존재하니 순탄하게 이뤄지겠냐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프랑스, 독일처럼 원수 같은 나라가 EU를 시작한 것을 상기하면 못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고급인재 유치를 통한 내수 확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최소한 보면 대한민국 인구 10분의 1은 해외에서 유입해야 한다"며 "단순노동을 위한 저급두뇌가 아닌 고급 두뇌 유입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을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에 대해서도 "전략적 해외기술 등을 끌고 와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방법을 안 하면 10대 수출 품목에만 의존해 (경제가) 내려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이런 모델을 실현할 구체적 방법론으로 메가 샌드박스를 제시했다. 규제 혁신에 중점을 둔 기존 샌드박스에서 나아가 교육, 금융, 인력, 세제, 연구개발(R&D), 지방자치단체 권한 이양까지 확대한 개념이다. 사회구조적으로 얽힌 경제 문제를 풀려면 직간접 이슈까지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규제, 지역 갈등, 저성장, 지역 격차 등을 하나하나 따로 풀 재원이 없고 시간도 모자라기 때문에 한 번에 몽땅 풀 하나의 아이디어로 메가 샌드박스를 건의드린다"며 "여태 샌드박스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작은 범위였고 메가에는 도단위가 들 들어가야 성공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간 강조해 왔던 민간 주도의 사회문제 해결 방식도 제안했다. 기업이 사회문제에 기여하는 정도를 측정해 보상하고, 여기서 얻는 인센티브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방식이다. 지난 10년간 SK그룹이 715억 원을 투입해 5000억 원의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발족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국회 미래산업포럼 운영위원회는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민병석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송경열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 김영민 LG경영연구원 원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부회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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