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7Q 연속↓, 비자발 실업 3년 만에↑…역대급 고용 한파
자영업자 역대 '최저치'…취업 줄고 가게 망하는 '악순환'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 수가 7분기 연속 감소했고, 반면 뜻하지 않게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에 미국발(發) 관세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고용 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날 발표한 '최근 고용 흐름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근속 3개월 미만 임금 근로자(신규 채용)는 전년 동기 대비 12.2만명 감소했다. 신규 채용 규모는 2022년 1분기를 마지막으로 7분기 연속 하락 중이다.
구인배수도 급락했다. 2021년 1월 0.31이었던 구인배수는 2022년과 2023년 0.48로 올랐다가 지난해 0.46으로 소폭 줄더니 올해 1월에는 0.28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구인배수는 노동시장의 인력 수급 상황을 나타낸다. 배수가 높을수록 일자리 구하기가 쉽고, 낮을수록 어렵다는 뜻이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최근 채용시장 한파는 내수부진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수익성 저하에 따라 기업의 신규 채용 수요가 둔화한 것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비자발적 실직자도 3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비자발적 실직자는 총 137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10만 7000명(8.4%) 늘었다. 비자발적 실직자는 2020년 180만 7000명→2021년 169만 4000명→2022년 129만 8000명→2023년 126만 6000명으로 차츰 줄다가 지난해 반등했다.
취업 문이 좁아지자 대학 졸업을 미루거나, 아예 취업을 포기한 '쉬는 청년'도 크게 늘었다. 취업 대신 파트 타임을 택하는 청년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3월 기준 신규 대졸자 19만 5000명 중 취업자는 7만 7000명으로 39.5%에 그쳤다"며 "특히 실업자(3만 6000명)보다 취업 준비자(4만 9000명)로 더 많았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해 주 15시간 미만 임금 근로자는 140만 600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며 "최근 플랫폼 종사자나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 증가 등 고용형태가 다변화되면서 초단시간 일자리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자영업자 규모는 61년래 최저치로 줄었다. 경기 침체로 취업자가 줄고,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자영업자까지 영업 악화로 가게 문을 닫는 악순환이 나타난 것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19.8%로 떨어졌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자영업자 비중이 20%를 하회한 것은 처음이다.
연령별로 보면 3040세대 자영업자는 각각 3만 5000명, 1만 2000명씩 줄었고 60대 이상 자영업자는 2만 3000명 증가했다.
경총은 "자영업자 비중 하락은 내수 침체 등 경기 불황으로 영업이익은 줄고 부채는 증가하면서 장사를 접는 사례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경기침체로 폐업한 3040대 자영업자들이 많아진 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양질의 일자리에 재취업하기 힘든 고령자가 자영업에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경총 김선애 고용정책팀장은 "최근 고용시장은 얼어붙은 채용, 원치 않는 퇴사 같은 불안 요인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혼여성 중심의 초단시간 근로 활성화, 고령층의 자영업 유입 확대 등 계층별 노동이동 방향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위축된 고용시장을 하루빨리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채용을 옥죄는 노동시장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며, 실직이나 폐업으로 어려움에 처한 인력들이 노동시장으로 빠르게 재진입할 수 있도록 고용서비스 및 직업훈련 체계를 개선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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