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5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국내 생산을 확대한다.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지만 국내외 탄탄한 수요에 힘입어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5월 제네시스 차량을 생산하는 울산 2·5공장의 휴일 특근 횟수를 5회로 최종 확정했다.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풀 가동인 셈이다.

현대차 울산 2·5공장은 제네시스의 모든 차종을 생산하는 대표 시설이다.

2공장은 GV60, GV70, GV80 등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현대차 주력 SUV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제네시스 모델은 2공장 1라인에서, 다른 현대차 SUV는 2라인에서 생산한다. 5공장은 제네시스 세단인 G70, G80, G90 등을 팰리세이드, 투싼, 수소전기차 넥쏘 등과 함께 만들고 있다.

울산 2·5공장 풀 특근은 공장 내 1·4공장과는 다른 상황이다. 울산 1공장 2라인은 최근 전기차 수요 침체가 길어지면서 아이오닉 5 생산 라인을 멈춘 상태다. 휴업은 지난 24일부터 30일까지며, 5월에도 특근 계획은 없다. 포터 등을 생산하는 울산 4공장 2라인도 5월 특근 하지 않는다. 이 밖에 아반떼 등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3공장은 2·5공장과 마찬가지로 5회 특근 계획이 잡혔다.

현대차가 5월 울산 2·5공장 풀 가동에 들어간 것은 주문이 몰렸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1분기 국내서 3만 1007대를 판매했다.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6대(11.6%) 줄어든 수준이지만, G80과 GV70 등 주요 모델의 인기는 여전하다.

해외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는 올 1~3월 1만 7500대를 판매하며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거뒀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서 7만 5003대를 팔며 연간 판매량 역대 최대치를 달성한 바 있다. 미국 시장 성장을 바탕으로 제네시스는 올해 해외 누적 판매 50만대 달성을 앞두고 있다.

관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충격을 얼마나 이겨내느냐다. 미국은 지난 3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관세 충격 최소화를 위해서는 현지 생산이 중요한데 제네시스는 현재 GV70과 GV70 전동화 모델만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HMMA)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총생산량은 약 2만 4000대로 연간 판매량의 32%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1~3월)도 5323대로 전체 판매량의 약 30%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평균치 50%보다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현대차가 트럼프 관세 정책 대응을 위해 제네시스의 미국 생산량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와 경쟁하는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이 최근 잇달아 미국 생산 확대를 발표하거나 검토한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측은 미국 생산과 관련,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하진 않았다.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송민규 부사장은 "아직 제네시스 어떤 모델을 얼마나 더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 결정된 것은 없다"며 "현대차그룹이 21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 120만대 생산 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계속 점검해서 최선의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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