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고양이 구내염"…전발치·엑소좀 냉각치료로 확 달라져
고려동물메디컬센터 고양이 만성 구내염 증례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4살 고양이 '코리(가명)'는 1살 때부터 만성 구내염을 앓아왔다. 약물로 증상을 관리해 왔지만 최근 들어 사료를 먹을 때 머리를 흔들며 통증을 호소하는 등 증상이 다시 심해졌다.
스테로이드를 비롯한 약물 치료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쳤다. 약을 끊으면 다시 침을 흘리고 통증을 느끼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스케일링과 염증 치료도 진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악화했다.
고통이 심해지자 코리 보호자는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전발치와 엑소좀 냉각치료를 받게 했다. 이후 코리의 삶은 확 달라졌다.
14일 청주 24시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고양이 만성 구내염(FCGS)은 구강 내 인두, 점막, 잇몸, 후구강 등 연부 조직에 지속적이고 심각한 염증과 궤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치태나 치석과 같은 자극에 과도한 면역 반응을 보이며 염증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개체에 따라 증상의 차이가 크다. 치석이 많아도 구내염이 없는 고양이가 있지만 치아 관리를 꾸준히 해도 구내염이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구내염이 심해지면 구취가 심해지고 침을 흘리게 된다. 통증 때문에 그루밍조차 하지 못해 위생 상태가 악화한다. 잇몸 염증이 심해지면 퇴행과 위축이 일어나 치아 뿌리가 드러나고, 이는 극심한 통증으로 이어진다. 결국 제대로 먹지 못해 체중이 감소하고, 전반적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정윤서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처치센터 수의사는 "구내염이 확인되면 치석 제거, 치과 질환 치료, 염증·통증 관리 등을 우선 시행한다"며 "그럼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치태가 쌓이는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전발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리의 보호자 역시 어린 나이에 치아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점에서 발치에 대해 고민했다. 하지만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자 수의사와 상의 끝에 전발치를 결정하게 됐다.
마취 후 진행된 전발치 수술에서 확인된 코리의 구강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반복된 치석 침착과 면역 반응으로 인해 잇몸에 심한 발적과 퇴축이 있었고, 입 안쪽 후구강은 염증으로 인해 출혈까지 나타나는 상황이었다. 이에 수의사는 치아를 남길 경우 이후 추가 발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전발치를 진행했다.
수술 후에는 염증이 심한 잇몸과 후구강 부위에 극소량의 스테로이드를 적용하고, '벳이즈(VetEase)' 기기를 활용한 엑소좀 냉각 치료를 병행했다.
유한양행이 유통하는 벳이즈는 엑소좀을 아이스 니들링 기법과 가스 분사 장비를 이용해 통증 없이 피부나 점막에 직접 전달하는 의료기기다. 고양이 구내염은 물론 피부질환, 화상 등 빠른 회복에 도움을 준다.
코리는 수술 이틀 만에 출혈과 점막 부종, 염증이 눈에 띄게 호전돼 퇴원할 수 있었다. 현재는 침도 흘리지 않고 사료와 간식을 잘 먹으며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 수의사는 "전발치 후에도 일부 환자에서 완전한 증상 개선이 어려울 수 있지만 통증 자체는 확실히 완화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한 치료법"이라며 "고양이는 통증을 쉽게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보호자가 평소 세심하게 살피고,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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