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공약 'AI 3강' 공통…李 '문화·방산' 金 '원전·우주'
[6·3 대선 공약 점검]⑫ AI 등 신성장동력 정책…이준석 '리쇼어링'
"AI 투자 공약 시기적절…구체적인 방법·재원 마련 방안 부족"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21대 대통령 선거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경제'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 후보들의 경제 공약에 좌우되고 있어서다.
주요 대선후보들은 모두 앞으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신(新)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제시했다. 전 세계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AI 없이는 우리나라의 미래도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화와 방산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원전과 우주 산업의 육성·강화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부흥을 강조했다.
6·3 대선을 12일 앞둔 22일 주요 대선후보들은 '경제 강국'이라는 청사진을 발표하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먼저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AI 3강, 글로벌 빅5 문화 강국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AI 강국 도약 방안으로는 AI 예산 비중을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증액하고 민간 투자 100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또한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통한 'AI 고속도로' 구축과 국가 혁신거점을 육성하며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 개 이상을 확보하고 국가 AI데이터 집적 클러스터도 조성하겠다고 했다. 또한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규제 특례를 통한 AI 융복합 산업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을 위한 글로벌 소프트파워 빅5 문화 강국도 실현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K-컬처 글로벌 브랜드화를 통한 K-이니셔티브 실현과 문화 수출 50조 원 달성, K-콘텐츠 창작 전 과정에 대한 국가 지원 강화와 OTT 등 K-컬처 플랫폼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우리나라 수출의 새로운 블루칩이 된 'K-방산'을 국가대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도 했다. K-방산 수출 증대를 위한 컨트롤타워 신설하고 방위사업청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또 국방 AI 등 연구개발(R&D) 국가 투자 확대와 방산 수출기업 R&D 세제 지원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농산업도 이 후보가 구상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 데이터농업 확산, 푸드테크·그린바이오 산업 육성, K-푸드 수출 확대, R&D 강화, 농생명용지 조기 개발 등을 통한 농업 육성 방안을 제안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AI·에너지 3대 강국 도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후보는 AI 전 주기에 걸친 집중 투자와 생태계 조성으로 3대 강국으로 도약하고 세계 1위 원자력 기술로 에너지 강국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합동펀드 100조 원을 조성, AI 유니콘 기업을 지원하고 글로벌 최첨단 AI 융합센터 구축으로 AI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차세대 GPU·NPU(신경망처리장치)·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원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국내외 기업 주도 'AI 스타트업·벤처 성장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동시에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완공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AI 반도체 자주 국가 수립 △K-반도체 3대 초격차로 점프업 △반도체 중소·중견기업 기술 사다리 프로젝트 △반도체 안보 동맹 구축, 기술 주권 및 공급망 주도권 확보 △AI·반도체 산업 맞춤형 에너지 정책 대개조를 약속했다.
김 후보는 에너지 강국을 위한 원전 확대 계획도 밝혔다.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대형 원전 6기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한국형 소형원전(SMR) 상용화 추진 및 원전 비중 확대로 안정적 전력원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글로벌 우주 강국 도약도 신성장 동력으로 발표했다. 2027년까지 3차례에 걸쳐 우주 발사체를 추가로 발사하고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탐사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남 사천을 우주항공복합도시로 건설하겠다고 했다.
유일한 이공계 출신 대선후보를 강조하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AI와 관련한 구체적인 공약은 따로 내놓지 않았다. 그렇지만 디지털 혁신과 AI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첨단기술을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는 일본과 항공우주 기술 공동개발, 인프라 공유를 통해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해외로 이전한 우리 기업이 국내에 돌아오도록 해 무너지는 러스트벨트를 살리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해외에 공장 또는 영업장을 둔 기업이 국내 주요 국가산단으로 돌아와 입주하는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호응하는 기업에는 해외 현지 노동조건을 국내에서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압도적 혜택을 주겠다고 했다.
대선 후보들이 주요 공약 중에 우선순위로 신성장 동력을 발표하자 경제계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지금은 바야흐로 AI 시대이기에 대선주자들이 AI를 전면에 내세운 것 역시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후보들 간 공약에 큰 차이가 없고 재원 방안 등에 있어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회준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선언적으로 AI를 신성장 동력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만 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후보는 없는 것 같다"며 "차라리 우리만의 강점인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로 세계를 리드하겠다는 전략이 있었으면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다른 신성장 동력 역시 백과사전식으로 나열만 했지 실제적인 방법이나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AI 관련 투자 공약은 시기적절해 보인다"면서도 "후보들이 AI에 100조 원 정도 투자를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재원 마련 방안은 부족해 보이고 누구에게 어떻게 쓸 것인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생성형 AI 활용 관련 데이터 주권은 국가 안보인데 후보들의 공약에 개인정보 보호 방안이 담기지 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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