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진수 방식 "2000년대 들어 퇴출…5천톤급 선박에 부적합"
조선업계, '슬립웨이' 소형 선박에 적합…플로팅 독 '대세'
인양·직립, 대형 해상 크레인 있다면 '가능'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북한 5000톤급 구축함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슬립웨이(Slipway) 진수 방식'은 국내에서는 2000년대에 퇴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슬립웨이 방식이 사고 위험이 높고 소형 선박에 적합한 기술이어서 5000톤급 선박에 사용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북한 청진조선소에서 진행된 진수식 진행 과정에서 5000톤급 구축함이 쓰러졌다.
해당 구축함의 사고는 슬립웨이 방식 중 하나인 측면 진수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슬립웨이 방식이란 경사로에서 중력의 힘으로 미끄러지도록 해 바다에 배를 띄우는 전통적인 진수 방법이다. 측면 진수는 선박 앞·뒤가 아닌 옆면을 바다 방향으로 띄우는 방식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선박의 대형화와 기술 진화로 구식인 슬립웨이 방식을 쓰지 않고 있다. 대신 플로팅 독을 주로 쓰고 있다. 플로팅 독이란 육상에서 만들어진 블록을 조립해 선박을 완성한 후 독을 바다에 가라앉힌 후 선박을 띄우는 방식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운영 비용이 비싸지만 안전하게 배를 띄울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업계에선 5000톤급에 슬립웨이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선 부가적인 조치가 필요했다고 입을 모았다. 예를 들면 선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고려해 더 많은 지지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북한이 사용한 슬립웨이 진수 방식은 기울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대형 조선사에선 퇴출당한 방식"이라며 "국내 일부 소형 조선소에서 사용할지는 모르겠지만 5000톤급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넘어진 구축함은 바다 위에 파란색 방수포로 덮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침몰하지 않은 데다 육지와 맞닿아 있는 만큼 장비만 보유하고 있다면 육상으로 옮겨 직립하는 작업은 어렵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양과 직립 작업은 시간과 장비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북한 조선업 기술이 낙후만 만큼 대형 해상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은 "초기 발표와 달리 선저(배 밑바닥) 파공(깨진 구멍)은 없다"며 "선체 우현이 긁히고 선미 부분의 구조 통로로 일정한 양의 해수가 침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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