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26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원전 기업들도 본격적인 기자재 공급 준비에 착수했다. 한수원은 후속 절차에 따라 국내 기업들과 분야별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주기기를 담당하는 두산에너빌리티(034020)의 경우 증기터빈은 현지에서, 나머지 기기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300여 곳의 원전 부품 기업이 동반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8조 5480억 원 규모 수주와 함께 연간 200억 원의 영업이익이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과 EDU II는 착수회의(Kick-off Meeting)를 개최한 후 팀 코리아와 참여 분야별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MW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하게 된다. 2029년 두코바니 5호기 착공을 목표로 건설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주계약자로서 팀 코리아인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 정비) 등과 함께 설계·구매·건설(EPC), 시운전 및 핵연료 공급 등 원전건설 역무 전체를 공급할 예정이다.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현지의 두산스코다파워에서 생산하는 증기터빈을 두코바니 원전에 공급한다. 그 밖의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은 한국에서 생산해 공급한다.

증기터빈은 물을 고온고압으로 끓여 발생한 증기를 터빈 날개에 부딪혀 발생하는 에너지를 통해 연결된 발전기를 운전하는 방식의 장치를 말한다. 이 물을 끓일 때 핵연료를 활용하면 원자력발전소, 석탄을 활용하면 석탄 발전소가 되는 개념이다.

150년 넘는 역사의 두산스코다파워는 체코, 슬로바키아, 핀란드 등 3개국에 원전용 증기터빈 26기를 공급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 540기 이상의 증기터빈을 전 세계 발전시장에 공급했다. 체코 정부도 이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서 자국 공급망의 참여를 강조했다.

아울러 한수원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유자격 공급자 등록 절차, 보조기기 목록, 품질 및 기술기준 등을 안내하는 설명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는 두산에너빌리티뿐만 아니라 국내 원전 기자재 기업 300곳가량 동반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유진투자증권은 대형 원전 기자재 관련 기업으로 △효성(고압차단기반) △HD한국조선해양(공기조화설비제어반) △현대제철(철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동형 발전차) △대한전선(케이블) 등을 꼽았다.

전체 사업비는 4070억 코루나(약 26조)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분석에서 체코 원전 순공사비를 19조 4380억 원으로 추정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전체의 약 44%(8조 5480억 원)를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우선 진행하고 이후 테믈린 3·4호기 건설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향후 5년 이내에 테믈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한수원은 발주사와 협상을 거쳐 테믈린 3·4호기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황성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체코 2기에서 10년간 연평균 50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되며, 두산에너빌리티는 1기당 200억 원이 예상된다"며 "추가 2기까지 고려 시, 총사업 규모는 40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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