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 9년차 클룩 "방한 관광 시장 전도사 될래요"
[인터뷰]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 "성공 요인 '현지화'
"외국인 대상 고속버스 예매 서비스 등 대박 행진"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신웅수 기자
"저 역시 '한국인'으로 국익에 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한국 관광은 당장 해외결제들이 막혀 있고 각 해외별 마케팅이 어려운 상황이죠. 클룩이 한국과 외국인 관광객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자유여행객들에겐 이미 알음알음 널리 알려진 여행 플랫폼(OTA)이 있다. 바로 클룩(Klook)이다.
클룩은 2014년 홍콩에서 설립한 여행 및 레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전 세계 2700곳 이상 여행지에서 51만 개 이상의 액티비티 상품 제공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상품 역시 수도 없이 많다.
이미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 여행 시장에서 장악력을 인정 받고 있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내총생산(GDP)에 약 72억 달러(약 10조 3802억 원)를 기여했으며 21만 9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했다.
이런 클룩이 '한국 관광시장 전도사'를 자처했다. 해외 여행을 갈때 현지의 다양한 서비스를 예매하고 이용할 수 있는만큼, 해외 여행객에게 한국 여행의 매력을 알리고 편리하게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진출 벌써 9년차, '국익'을 위해 방한 관광시장 전도사로 나선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을 만났다.
이준호 지사장이 꼽은 클룩의 성공 비법은 '충실한 플랫폼 역할'이다. 온라인에서 생산·소비·유통이 이루어지는 수단으로서 충실했다는 것이다.
처음 여행·레저 상품으로 시작해 △숙소 △교통수단 △차량 서비스 △유심·와이파이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A부터 Z까지 제공하고 있다. 렌터카의 경우 전 세계 180개국, 여행지 9000여 곳에서 대여할 수 있는 55만 대 이상의 렌터카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여행객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언어는 15가지, 결제 통화와 간편결제 시스템은 41가지나 된다.
이 지사장은 "일단, 남들보다 앞장서서 트렌드 읽고 미묘한 소비자 수요의 흐름을 파악한다"며 "미묘한 흐름을 분석한 후에 수요가 있는 판매 분야를 점진적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는 있지만 공급이 부족했던 렌터카, 철도, 이심 등은 예약 서비스를 개시하자 마자, 예약량이 몇백%씩 증가했다"며 "결국 소비자가 필요로하는 수요를 드리는 플랫폼으로서 기능에 충실한 결과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클룩이 주시하는 트렌드는 '액티비티 여행'이다. 액티비티만을 결합한 여행이 주목 받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지사장은 "여행객들의 여행 수준이 높아지고 취향이 도드라지면서 이전부터 판매해 온 빙하 체험이라든지 러닝 투어 등 액티비티 상품의 갯수가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수많은 액티비티를 쫙 나열해주고 이를 인공지능(AI)을 통해 결합하는 세상이 곧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클룩의 성공적인 한국 시장 안착은 업계 내에서 대내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 여행 전문조사 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국내·외 24개 주요 OTA 이용 경험률을 분석했다. 1위는 야놀자(20%)였으며 여기어때(18%)와 아고다(15%), 네이버 여행상품(14%)이 뒤를 이었다. 이어 에어비앤비(9%), 스카이스캐너·인터파크(6%), 마이리얼트립·클룩(5%)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결과에서 흥미로운 점은 클룩은 해외 플랫폼 중 4위를 차지했는데 사실상 항공권·호텔 없이 단일 해외 레저 상품을 다루는 플랫폼으로서는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이 지사장은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한국 지사와 지사장에 경영 권한을 많이 줘 '현지화'에 성공했다"며 "보통 글로벌 회사의 경우 지사를 두고 있어도 '한국 시장이 뭐가 다르냐', '특별한 점을 지표로 증명해라' 등을 지적하며 '현지화'에 더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의 경우 휴가가 워낙 값지니까 현지에서 '스냅 사진 촬영'을 하거나, '미슐랭 레스토랑'을 가거나 고품격 여행, 서비스를 누리고 싶어 한다"며 "이에 따라 고객 서비스 운영에 있어서 다른 지역 대비 두 배 이상 비용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장은 "클룩 본사를 이러한 한국 특성을 고려해 지사를 지원해 주고 있다"며 "클룩은 'T자형' 경영 방식을 접목해 '세로'를 뜻하는 '지사'는 현지 시장을 심도 있게 파고들도록 했고 '가로'를 뜻하는 글로벌 '본사'는 광범위한 단위에서 지사들을 지원해 오고 있다"고 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에게 클룩은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며 각 교통수단 관련 조합 및 업체, 테마파크 등과 적극적인 협업으로 외국인 편의성을 돕는 상품들을 쏟아낸다.
지난해 1월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티머니와 협업해 출범한 외국인 전용 고속버스 예매 서비스 대박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출범 첫 달인 1월 대비 3월 한 달간 예약 수는 14배 가까이 증가했고 4월 셋째 주에 이미 3월 예약 건을 120% 달성했다.
이어 OTA 최초로 지자체에서 공식 운영하는 관광택시를 '클룩 프라이빗 택시 투어'로 판매하고 외국인 관광객 대상 '울릉도 및 독도 여객선' 예약 서비스도 선보인다. 울릉도·독도 여객선의 경우 지난해 7월 출범 후 미국, 유럽,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예약이 이뤄졌다. 특히 미국 예약 수가 가장 높았다.
이밖에 올리브영의 공항 리무진 '올영 익스프레스' 예약 지원을 비롯해 외국인 대상 에버랜드 우선 탑승권 '큐패스'(Q-PASS) 단독 판매 등의 성과를 이뤘다.
이 배경엔 이준호 지사장의 '한국적인 영업'이 비결이 있다. 그는 "'우리 플랫폼 글로벌 서비스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문화에 맞춘 영업을 했다"며 "박카스 들고 거래 업체 분들을 찾아가 얼굴을 마주하고 여러 번 뵈게 되면서 단독, 최초로 서비스들을 제공하게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 역시 '한국인'으로 국익에 큰 도움이 되고 싶다"며 "해외결제들이 막혀 있고 각 해외별 마케팅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과 외국인 관광객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로 클룩을 적극 활용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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