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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산불 피해지역, 관심 끊기면 회복 늦어진다

강원 산불의 교훈, 영덕·안동서 반복돼선 안 돼
관광 회복과 복구 지원, 두 바퀴가 함께 굴러야

평화로운 분위기의 하회마을ⓒ News1 윤슬빈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불난 집 구경하러 가는 것 같아 미안해서…"

산불 피해 지역을 찾는다고 하니 주변에서 하나 같이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같은 '미안함'은 오히려 지역 경제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2019년 4월 강원 동해안에 대형 산불이 덮치고 그해 봄에 강원 고성·양양·삼척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호텔과 리조트 객실 가동률은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지역 상권 전체가 휘청거렸다.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6년이 지난 지금, 경북·경남 초대형 산불 피해 지역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주 산불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영덕을 찾았다. 사계절 구분 없이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강구항 대게거리는 한산했다. 썰렁한 거리에 여전히 대게를 찌는 하얀 연기만이 자욱했다.

"예전에는 주차장에서 대게거리 초입까지 30분 넘게 걸렸다"던 상인은 "요즘은 30초 만에 온다"며 쓸쓸히 웃었다.

안동 하회마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봄볕이 내려앉은 하회마을은 조용했다. "산불 피해 지역 놀러 간다고 민폐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의 말이 무겁게 남았다.

관광이 끊기면 지역 경제는 맥을 잃는다. 안동에는 고택 민박과 전통 음식점이 많다. 관광객이 줄면 민박집은 텅 비고 한옥 체험과 농촌 체험마을, 지역 전통 장터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는다. 그 뒤에는 식자재를 공급하는 농민, 전통 공예를 이어가는 장인들도 있다.

지역경제는 관광을 중심으로 연결돼 있다. 관광객 한 명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한 숙박이나 식사 매출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이 축적해 온 문화와 생계, 일상의 기반이 함께 흔들린다.

정부는 '여행+동행' 캠페인을 통해 관광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다. 특화 상품을 만들고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관광 회복은 지역 재건의 가장 빠른 동력이다.

다만, 관광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안동시 임하면 복지회관에 여전히 80명이 넘는 이재민이 한 방에 모여 맨바닥에서 지낸다. 담요 하나 깔고 다닥다닥 붙어 버티는 나날은 벌써 한 달을 넘겼다.

관광은 지역 경제 회복의 시작이고 진정한 회복은 이재민들이 다시 삶을 꾸릴 수 있을 때 완성된다.

관광과 복구, 두 바퀴가 함께 굴러야 한다. 산불은 지나갔지만, 지역의 시간은 아직 제자리에 멈춰 있다. 진정으로 돕고 싶다면 미안해하는 대신 발걸음을 옮기고 묵묵히 관심을 이어가는 것. 그것이 지금 산불 피해 지역에 필요한 손길이다.

seulbin@dqdt.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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