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결제 막아두면 'K-관광'은 답 없습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광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세미나
"글로벌과 호환성 고려해야…결제 시스템도 큰 걸림돌"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세부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구글 맵'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술 기반의 관광 스타트업들의 경우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상호호환성'의 관점에서 구글 맵 활성화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13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서울 종로구 버텍스코리아에서 '관광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과 성장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한국 관광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는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 권용근 알앤원 대표, 윤석호 데이트립 대표, 석영규 올마이투어 대표 등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관광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관광 스타트업 대표들은 20조 원 이상의 규모로 성장하는 글로벌 트래블테크 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구글 맵 개방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한국은 안보상의 문제와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를 고려해 구글에 고정밀 지도를 반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도보 경로 확인, 정밀 정보 검색 등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관광 스타트업 업계는 단순히 외래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길 찾기에 불편을 느끼는 것을 넘어 구글 맵을 활용하지 않으면 관광벤처 산업 자체가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행 큐레이션 플랫폼 데이트립은 운영하는 윤석호 대표는 "구글 맵은 데이트립에 유일한 선택지였다"며 "한국 (지도) 플랫폼은 해외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워 여행지를 고민하는 이용자들에게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 때문에 글로벌로 나가려는 스타트업은 구글 맵을 쓸 수밖에 없다"며 "(내국인과 외국인의) '상호호환성'이라는 개념에서 서비스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석영규 올마이투어 대표는 "최근 구글은 카메라를 갖다 대면 해당 지역의 정보를 인식해서 띄워주는 '아스트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이런 앱들이 계속해서 나올 텐데 한국에서 카메라를 들어도 아무 정보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산업 경쟁력을 가져오는데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글 맵 지원이 현재 서울에 집중되고 있는 외국인 관광 행태를 넘어 외국인에게 정보가 부족한 지역 관광에 도움을 주고 외래 관광 활성화를 이끌어 기존 산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임형택 선문대 글로벌관광학과 교수는 "구글 맵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외래 관광객 유치 효과가 증대되고 지역 관광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를 활용한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상생효과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국인의 방한 관광에서 결제 시스템도 하나의 허들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인증 체계 등에 외국인들은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결제 성공률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석영규 대표는 "국내에서 결제대행서비스(PG)를 이용하려면 인증기관과 연동해야 하고 이는 비인증 방식으로 카드번호만 입력하는 외국의 방식과 다르다"며 "외국인들은 결제 단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도 "결제에 있어서 인증 문제는 한국인들도 불편함을 겪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며 "한국 법인의 경우 해외 결제 서비스에도 가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관광 스타트업 업계는 결제와 지도 관련 규제 외에도 관광진흥법 등을 손봐 현재 관광산업 발전을 어렵게 하는 제도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인호 대표는 "여행업으로 등록할 때 여전히 사무실 배치도를 제출해야 한다"며 "사무실 데스크에서 직접 발권을 진행하던 시절에 필요했던 제도인데 이러한 불필요한 제도를 간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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