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보다 공홈이 더 싸다"…직판 늘리는 켄싱턴리조트
OTA 수수료 부담 속 자사몰 중심 전략 구축
한때 정리했던 호텔 사업…프리미엄 리조트로 재투자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앤리조트가 온라인 여행사(OTA) 비중을 줄이고 자체 예약망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런 전략은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 평균 객실 가동률 98%를 기록하며 실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5월 1~5일) 동안 전국 평균 객실 가동률 9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한 수치다.
6월 역시 조기 대선(3일)과 현충일 연휴(6~8일) 수요가 겹치며 주요 지점 예약률은 9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켄싱턴의 이같은 실적은 '공홈'이라 불리는 자체 예약망에서 일궈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내 숙박업계 대부분은 주요 예약 채널을 OTA에 의존하는 구조다. 수수료 부담과 고객 데이터 관리의 한계도 함께다.
실제 OTA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노출과 유입은 쉬워지지만, 수익률은 희생된다. 주요 OTA 플랫폼 수수료율은 평균 10~20%로 알려져 있다. 중소형 숙소일수록 직판 인프라가 부족해 플랫폼 의존도가 높고 이는 고정비 부담과 함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에 켄싱턴은 자체 회원제 운영 구조를 강화해 공홈 예약 비중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켄싱턴 관계자는 "공식 홈페이지 예약 비중은 55%에 달하며 OTA 비중은 30% 미만"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회원제 운영을 통해 '조기 예약'과 '전용 혜택'을 제공하는 전략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지점별 콘셉트와 체류형 수요를 겨냥한 상품 기획을 통해 반복 방문을 유도하기도 했다.
전통 한옥 체험(남원 예촌), 반려동물 동반 리조트(충주), 독채형 구조의 설악밸리, 스파·사우나 중심의 지리산 하동 등은 지역 수요를 반영한 콘셉트다. 제주 중문점은 2박 이상 장기 투숙 고객 비중이 74%에 달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OTA 노출 경쟁보다는 공식 홈페이지 기반 기획전, 고객 대상 사전 조사 기반 패키지 개발 등 자체 채널 중심 전략을 고수했다. 지난 봄에는 지리산남원 리조트에서 액티브 시니어 대상 '벚꽃 버스투어'를 단독 기획해 상품화했고 이는 지역 관광 연계형 모델로 확장 중이다.
켄싱턴을 운영하는 이랜드파크는 이랜드 산하의 레저·외식·엔터테인먼트를 포괄하는 라이프스타일 계열사다. 과거 외식사업부는 '이랜드이츠'로 분리됐고, 현재는 켄싱턴호텔앤리조트를 중심으로 한 숙박 사업과 이월드, 키즈파크, 이랜드크루즈 등 레저시설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한때 호텔 사업도 구조조정 대상이었다.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제주 켄싱턴과 상록호텔 부지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하며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섰다. 그룹 전체의 부채비율을 낮추고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
하지만 최근 이랜드가 리조트·레저 부문에 손을 놓지 않고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단기 수익보다 장기 성장 가능성을 지닌 영역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룹 내부에서도 "레저사업은 현재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유망하다는 판단 아래 꾸준히 가져갈 전략 영역"이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주요 지역에 리조트와 호텔을 인수하거나 신축하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력과 충성 고객 기반을 가진 일부 기업에는 직판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장기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체 예약 채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업계가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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