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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만 수천억원 내는데"…환영받지 못하는 관광 산업

[규제의 덫, 묶인 관광]③'프레임'에 갇혀 정책 후순위
外 카지노 이용객 1인당 소비액, 일반 외래객 대비 4.5배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에서 열린 ‘제13회 아이소리축제’에 참가한 가족들이 마술쇼를 즐겁게 관람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복지재단 제공) 2023.5.7/뉴스1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2025년 1월, 한국의 관광수지는 13억 9700만 달러(1조 937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외래 관광객은 늘고 있지만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한류 붐을 타고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본 '분식, 비빔밥' 등을 먹고 도심을 거닐고 커피나 빵을 먹는 것이 전부다.

관광 수입이 회복되지 않으니 국가 관광정책은 여전히 관광진흥기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관광진흥기금은 관광 정책 재원을 대부분 책임지지만, 정작 이를 형성하는 산업은 제도 밖에 놓여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카지노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 전용 업종과 강원랜드가 납부한 관광진흥기금은 2700억 원을 넘었다. 하지만 막대한 관광진흥기금을 내면서도 '사행성'이라는 프레임 안에 갇혀 정책 우선순위에서도, 제도 지원에서도 철저히 소외돼 있다.

기금은 관광을 지탱하고 있지만, 그 기금을 만드는 산업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수치로 확인되는 기여

관광진흥개발기금은 국내 관광 정책과 인프라 확충을 뒷받침하는 핵심 재원이다. 숙박 할인, 지역관광 육성, 해외 홍보 등 사실상 대부분의 관광정책이 이 기금에 의존한다.

2023년 기준 관광진흥기금 총액을 보면 2659억 원으로 이 중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종에서만 1344억 원을 납부해 전체의 약 51%를 차지했다.호텔, 여행사, 국제회의업 등 여타 관광업종을 모두 합친 금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는 국내 카지노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10% 이내에서 관광진흥기금에 기여할 부담액을 차등 부과하고 있다. 영업손실이 발생해도 납부 의무는 면제되지 않는다.

2024년 기준,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3936억 원의 매출에 377억 원(9.59%), 파라다이스는 8472억 원 매출에 809억 원(9.55%), 롯데관광개발(드림타워)은 3203억 원 매출에 315억 원(9.83%)을 각각 납부했다.

법정 상한선에 가까운 수준으로 부담하고 있지만, 이들 산업은 정책 지원의 대상이 아니다.

또 다른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외국인 카지노 이용객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7266달러로 같은 해 전체 외래관광객의 평균 소비액인 1618달러의 4.5배 수준에 달했다.

소비력 측면에서도 분명한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관광 산업 내 위치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과세는 겹치고, 산업은 묶인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법적으로 1등급(5성급) 관광숙박업 또는 국제회의업 시설의 부대시설에만 입점할 수 있다. 독립적 공간이나 유연한 이전이 불가능한 구조다.

실제로 메가럭카지노는 기존 입점 호텔인 제주칼호텔이 폐업하면서 호텔 등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이전이 필요했으나, 입지 제한과 이중 승인 절차로 수년간 사업권이 공중에 떠 있었다.

결국 2023년 제주신라호텔로 이전했지만, 이 역시 과도한 행정 절차와 제한 조건을 거쳐야만 가능했다.

세븐럭은 밀레니얼 힐튼 호텔 매각에 따라 영업장을 이전해야 했지만, 입점 요건을 충족한 후보지가 서울드래곤시티 단 한 곳뿐이라 사실상 단독 입찰로 결정됐다. 알펜시아카지노는 평창의 지리적 한계로 이전을 추진 중이나, 대체 입지 부족으로 사업권만 보유한 상태다

과세 구조도 복잡하다. 카지노 사업자는 법인세 외에도 관광진흥기금(매출의 최대 10%), 개별소비세(4%)를 중복 납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일부 지자체는 '레저세' 부과까지 검토하고 있다.

레저세는 원래 경마·경륜 등 내국인 대상 여가산업에 적용되는 간접세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동일하게 적용될 경우 3~4중의 중복 과세가 이뤄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원석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 교수는 "외국인 전용으로 운영되는 구조상 국내 카지노는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고 일본·태국 등 인접국 시장이 열리며 국제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레저세까지 부과된다면 과도한 조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지노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존재하지만, 관광진흥기금 납부나 지역사회 공헌 등 긍정적인 역할도 분명히 있다"며 "산업 자체의 건전성과 기여를 외부에 제대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고 기업들도 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븐럭 카지노 서울드래곤시티점(GKL 제공)

기금도, 사회공헌도…그러나 산업은 조용

카지노 산업은 법정 기금 납부 외에도 지역사회와 관광산업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각 기업의 공시 및 운영 자료를 보면, 공익성과 지역 기여를 위한 자발적 사업이 다수 확인된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다문화 가정 여행 지원, 관광 인재 장학사업 등 포용형 공익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원랜드는 복지, 환경, 도박중독 예방을 아우르는 복합형 사회공헌 체계를 갖추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 개장과 함께 약속한 상생기금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 지원, 청소년 예술교육, 문화예술 생태계 지원 사업을 병행 중이다.

파라다이스는 계원학원을 설립해 문화예술 인재를 육성해온 데 이어 문화재단, 복지재단을 각각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재단을 통해 '아이소리축제' 등 장애·비장애 아동 통합 문화행사, '아시안 팝 페스티벌' 등 아시아 예술계 육성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개최한다.

이 같은 활동은 법적 의무가 아닌 자발적 공익사업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부의 관광 홍보 플랫폼이나 정책 프레임 속에서 이 산업의 존재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seulbin@dqdt.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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