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써야 반갑지"…방한 관광객 역대 최대에도 업계 침울
야놀자리서치 발표 1분기 인·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외래객 387만 명…사상 최대치에도 관광수입 2019년比 24% ↓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 수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관광수지 적자는 33억 달러로, 수요 증가가 수입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줬다.
22일 야놀자리서치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외래 관광객은 총 387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2019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초과하며 양적 회복을 달성한 것이다.
관광수입은 37억 8000만 달러에 머물며 2019년(49억 6000만 달러) 대비 23.8% 감소했다. 특히 1인당 평균 소비액은 976달러로 2019년(1290달러) 대비 24.4% 줄어들며 단순한 방문자 수 증가는 수익성 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방한 관광객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관광수입 회복이 더딘 데에는 크루즈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비 특성 차이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1분기 외래 관광객 중 7.4%가 크루즈를 통해 입국했으며 이는 2019년(0.7%) 대비 큰 증가세다.
그러나, 크루즈 관광객은 체류 시간이 짧고 숙박, 식음료, 쇼핑 등의 소비가 제한적이어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미미하다.
또 외국인 대상 면세점 매출은 2019년 40억 9000만 달러에서 2025년 15억 9000만 달러로 급감했으며 이는 중국 관광객의 소비 위축과 소비 패턴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권이 전체 외래 관광객의 81.0%(약 314만 명)를 차지했으나, 회복률은 2019년 대비 98.1%에 그쳐 완전한 회복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 관광객은 133.4만 명으로 2019년(160만 명) 대비 84%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장거리 시장은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였다. 미국(+37.6%), 유럽(+2.5%), 아프리카(+13.4%), 오세아니아(+44.7%)는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서대철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은 항공 공급의 병목 현상을 지목하며 "지역공항의 외항사 직항편 부족이 아시아 주요국의 수요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며 "일본 시장의 경우 지역공항에 일본계 항공사 직항 정기편이 없어 한국 항공사에만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경우 39만 50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하며 미국을 제치고 3위 국가로 부상했다. 대만 방문객의 38% 이상이 김해, 제주, 대구 등 지역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국적항공사와 외항사의 균형 있는 노선 운영이 수요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여행 수요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2025년 1분기 한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780만 명으로 2019년(787만 명)의 99.1% 수준에 도달했다.
일본은 250만 6000명이 방문하며 2019년 대비 20.4% 증가해 가장 인기 있는 목적지로 자리 잡았다.
베트남(126만 명, +13.8%)도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태국(-7.3%), 미국(-4.6%), 필리핀(-24.1%), 홍콩(-24.9%), 마카오(-34.3%)는 팬데믹 이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해외여행 지출은 70억 8000만 달러로 2019년(71억 9000만 달러)에 근접했으며 1인당 지출액도 908달러로 2019년(914달러) 수준에 육박했다.
이로 인해 2025년 1분기 관광수지는 33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2019년(-22억 3000만 달러) 대비 적자 폭이 50% 이상 확대되었다.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연구원은 "양적 회복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을 담보할 수 없고 체류 기간과 소비력을 높이는 질적 전환이 요구된다"며 "지역공항 기반 항공 인프라의 다변화를 통해 지역관광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한 고품질 관광이 관광수지 개선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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