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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키웠던 70년대식 정부 주도 정책…벤처는 안 통해"

[혁신이 죽었다]⑥김종갑 GDIN 대표 인터뷰
돈 뿌리기 식 창업지원 정책, 돈만 좆는 창업 양산

편집자주 ...대한민국 혁신은 죽었다'는 탄식이 나온다. 전세계 혁신을 이끌고 있는 인공지능(AI) 대열에서 대한민국은 사실상 낙오됐고, 여타 산업에서도 기술 우위를 점한 분야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아직 저력이 있다. 골든타임은 되살릴 수 있다. IMF도 극복해낸 민족이다. 은 2025년 새해를 맞아 대한민국 혁신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혁신, 정책, 자본시장 전문가를 만났다.

김종갑 GDIN(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 대표이사가 서울 종로구 뉴스1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4.3.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이정후 이승배 기자 =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의 특징 중 하나가 '정부의 창업지원책'이다.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창업을 독려하는 방식인데 이는 국내외 창업가들이 손에 꼽는 장점 중 하나다.

다만 '창업 생태계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느냐'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정부가 주도하는 기업 육성 정책의 뿌리는 과거 60~70년대 대기업을 키워냈던 경험에 기반하기에 변화가 빠른 스타트업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김종갑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 대표 역시 "우리나라 시스템이 여전히 '추격형 메커니즘'에서 벗어나지 못해 혁신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노동 집약적 산업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효과를 발휘했을지라도 오늘날의 지식 기반 산업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성공 방정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다.

지난 10여년 간 국내 스타트업 3237곳을 지원하고 1111건의 해외 계약을 주선한 GDIN의 김 대표를 만나 우리나라의 창업 생태계 현주소를 들어봤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4 부산창업박람회'에서 시민들이 창업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9.26/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정부 돈만 바라보는 창업자들…"기형적인 구조"

"국내에서 창업하신 분들 대부분이 정부 지원으로 컸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게 보여줄 사업 계획서에만 집중합니다. 거기에 익숙해지면 글로벌 혁신시장에는 통하지 않는 문제가 생기는 거죠."

김 대표는 정부가 주도하는 창업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정부 지원 사업에만 의지하면서 글로벌이 요구하는 역량을 키우기 어렵다는 우려에서다.

그가 예로 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창업 지원 사업 중 하나는 '예비창업패키지'다. 해당 사업은 개인사업자 혹은 법인 등록을 하지 않은 말 그대로 '예비 창업자'의 아이디어만 보고 최대 1억 원을 지급한다.

창업에 성공한 3년 이내 스타트업은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을 통해 최대 1억 원을 또 받을 수 있다. 이는 다시 3년~7년 이내 스타트업에 최대 3억 원을 주는 '창업도약패키지'로 이어진다.

이렇게 구성된 3종 패키지 사업은 정부의 대표적인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른바 '예·초·도' 사업으로 불린다. 김 대표의 문제의식은 많은 스타트업이 이와 같은 '예산 따내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데서 나온다.

그는 "이제 막 시작한 기업이 '혁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보여줄 사업계획서를 가장 먼저 쓰고, 이들을 육성할 액셀러레이터마저 계획서를 써주는 조직이 따로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이런 기형적인 구조에 너무 순응돼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컴업(COMEUP) 2024'이 외국인 투자자 및 벤처기업가들이 국내 기업들의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4.12.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정부 지원에 매몰되지 말라…글로벌 혁신 역량 키워야"

정부가 창업 지원 정책을 주도하다 보니 스타트업을 표현하는 키워드인 '혁신'과 '도전'의 의미는 퇴색된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안전제일주의'와 스타트업의 '도전 정신'이 정면으로 배치되면서다.

김 대표는 "정부식 마인드는 '해당 사업 모델로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 적이 있는지'를 참고하겠다는 건데, 혁신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벤치마킹할 곳이 없어야 정상"이라며 "안전을 우선시하는 교수, 공무원, 공공기관이 스타트업을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가 정부 지원에 너무 의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정부의 도움을 받아 창업에 성공했더라도 기업이 성장할수록 행동부터 마음가짐까지 모두 바꿔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에 제출하는 사업 계획은 훗날 기업에 투자할 벤처캐피탈이 요구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글로벌에 진출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 사업에 너무 매몰되면 경쟁력을 잃기 쉽습니다."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지원 사업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와 동시에 글로벌 혁신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컴업(COMEUP) 2024'이 국내외 벤처기업가들로 붐비고 있다. 2024.12.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K-스타트업 찾는 나라 많다…혁신 동력 아직 있어"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혁신을 일으킬 동력은 아직 있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국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문제도 명확하기에 이를 개선하면 희망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의미에서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스타트업의 '시야'가 넓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많은 창업가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진출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긴 IT 대기업들과 협력을 하러 가는 곳이지,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이 아닙니다. 투자 유치가 목적이라면 고객을 확보해서 가야죠.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고객으로요."

그가 눈여겨 보고 있는 나라는 국경을 넘나든다. 중앙아시아 지역부터 북유럽, 북아프리카 등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생소할 수 있는 지역이 대다수다. 그러나 이런 나라들이 오히려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김 대표는 직접 보고 들었다.

김 대표는 "정말 실력이 있는 곳은 실리콘밸리에 가서 경쟁해야 겠지만 그곳 말고도 우리가 진출할 수 있는 곳이 많다"며 모르는 시장이라 두렵다면 합작법인으로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대담=강은성 성장산업부장, 정리=이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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