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은 지금 벼랑끝…30만원 배달비라도 지원해야"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 신년 기자간담회 진행
"정책자금 부실률 관리할 것…폐업 지원 절차 확 줄인다"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오는 21일부터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배달·택배비 지급이 시작된다. 접수 3일째였던 지난 19일 기준 총 4만 100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회성 지원으로 실효성 논란이 있었던 해당 사업에 대해 집행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박성효 이사장은 "소상공인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그들에 대한 지원이 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표했다.
소진공은 올해 높아진 소상공인 정책자금 부실률을 관리해 나가는 한편 자영업자 폐업 지원, 골목형상점가 육성 등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소진공은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 주요 업무 추진 사항을 밝혔다.
현재 소진공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지난 17일부터 접수를 시작한 배달·택배비 지원사업이다. 연 매출 1억 400만 원 미만의 소상공인들에게 배달·택배비를 최대 30만 원까지 1회에 한해 지원한다. 1억 400만 원은 간이세금계산서 기준 영세 소상공인이다.
앞서 지원한 영세 소상공인 전기료 지원사업이 당초 연 매출 3000만 원으로 시작했다가 수요가 너무 낮아 예산소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억 400만원까지로 확대한 바 있다. 이번 배달 택배비 지원은 처음부터 연 매출 1억 400만 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배달 택배비 지원 신청은 지난 20일 오후 6시 기준 4만 1000여 명이 접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입금은 오는 21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총 예상 지원 대상자는 총 67만 9000명으로 현재 신청률은 6% 수준이다.
이번 사업은 배달 수요가 늘면서 수수료 등 부담이 커진 만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소액의 한시 지원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박 이사장은 "최근 소상공인의 상황이 계속 좋지 않아 그분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클 수밖에 없다"며 "2024년 전기료를 지원했던 것처럼 이번엔 배달료를, 다른 어려움이 있으면 다른 아이템으로 지원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격하게 높아진 소진공의 직접대출 부실률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소진공 직접대출 부실 금액은 2024년 말 1조 127억 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박 이사장은 "소진공 정책자금의 성격 자체가 어려운 소상공인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일반적인 금융기관 대출보다는 부실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당시 간이심사를 통해 신속하게 지급한 대출이 차지하는 부실 비중이 5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부실률이 지속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해서 사전 컨설팅을 진행하고 상환 연장을 촉구하는 한편 심사를 잘해서 부실률이 올라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소진공은 올해 중점 추진 계획으로 폐업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강화를 꼽았다. 연간 폐업자 수가 100만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폐업 지원에 소요되는 기간을 확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박 이사장은 "폐업 지원 금액은 기존 25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늘리고, 지원금 수령 절차와 기간은 대폭 줄일 것"이라며 "종전엔 최장 60일까지 소요됐던 기간을 현장확인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최대 10일까지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소상공인 융자는 3조 7700억 원 규모로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소상공인들이 상환 여력을 고려해 비거치 10년 분할상환 방식과 2년 거치·8년 분할상환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내수 활성화가 중요한 만큼 소진공은 골목형상점가를 육성하고 온누리상품권 발행을 늘리는 등 소비 촉진에 힘쓸 예정이다.
현재 400여개의 골목형상점가를 누적 600개까지 늘려 소형상권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골목형상점가를 지정하면 해당 지역에서는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
박 이사장은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주변의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골목형상점가에 많다"며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되면 소진공은 패키지 형태로 지원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올해 온누리상품권은 역대 최대 규모인 5조 5000억 원을 발행한다. 특히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3월 1일부터 통합앱을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앱 준비 과정에서 운영 사업자가 바뀌며 일부 잡음이 있었지만 차질 없이 앱 출범을 진행할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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