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접속 430만?' 먹통 오명 온누리 앱, 불편 후기만 1700개
사업 총괄 소진공, 열흘 전 "문제없다"…벌써 3번째 먹통
이튿날 복구됐지만…이용자들 "불편해요" 후기 잇따라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온누리상품권 통합앱이 출범 첫날부터 먹통이 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오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접속 오류는 지난 2일 일부 정상화됐지만 QR 결제 오류·가맹점 누락 등 여전히 앱이 불안정하다는 후기도 적잖다.
사업을 총괄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박성효 이사장이 직접 나서 "출범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지 불과 열흘만이다. 업계 안팎에선 "대규모 트래픽이 몰릴 게 뻔한데 사전 테스트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앱 '디지털온누리'는 운영 첫날인 지난 1일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이에 대해 앱 운영을 맡은 한국조폐공사(조폐공사) 측은 "오픈 첫날 동시접속자가 430만 명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 가장 동시접속자가 많이 몰리는 시스템 중 하나인 코레일의 지난해 8월 추석 연휴 KTX 표 예매 기간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43만 4000여 명이었다.
조폐공사는 2일 "약 430만 명 가입자의 동시 접속으로 발생한 속도 저하 현상을 빠르게 파악하고 기술적 대응을 즉시 진행했다"며 "출시 이틀째인 3월 2일 오전 10시 기준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단순 접속이나 본인인증 오류뿐만 아니라 QR결제·가맹점 누락 등 민감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구글 리뷰란에는 "본인인증 절차에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입력이 되지 않는다"거나 "원래 자주 가던 가맹점이 새로운 앱에는 없다"는 등의 후기가 3일 기준 1700개 넘게 쌓였다.
지역 맘카페 등 온누리상품권 이용자들이 많은 커뮤니티에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경기 구리에 산다는 한 주부는 "충전은 되는데 QR결제가 안 된다"며 "첫날은 접속도 안 되더니 너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번 먹통은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이 "3월 1일부터 디지털온누리 앱을 원만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박 이사장은 지난 2월 2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문제를 매우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바일과 카드형 상품권을 통합해서 발행(운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자와 조폐공사가 업무 협력하며 '다소 삐걱거리는' 문제가 있었지만 원만히 정리되어서 3월 1일부터 통합 시스템으로 원만히 사용하리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소진공은 지난해 8월 조폐공사를 통합앱(카드형·모바일 통합) 운영 사업자로 선정했다. 당초 올해 1월 1일에 출범하기로 했지만 소진공은 "조폐공사의 준비가 미흡하다"며 기존 사업자인 비즈플레이에 2월까지 운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이관 작업을 이유로 구매와 결제 등 기능이 2월 15일부터 2주간 중단돼 명절 기간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비즈플레이는 "3월 1일에 앱을 오픈하면 여러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앱 운영을 위한 사전 테스트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였다. 조폐공사는 오픈 불과 한 달 전인 2월에 사전 테스트를 시작했다.
업계 안팎에서 이번 먹통이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IT업계에 따르면 통상 대규모 트래픽이 예상되면 출범 최소 3달 전에는 베타 테스트를 한다고 한다. 시뮬레이션을 돌려 트래픽 처리 방법을 시험하고 오류를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이용자가 400만 명에 달하는 대국민 서비스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전 테스트는 일반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애초 전문성이 없는 조폐공사가 플랫폼 사업자로 선정된 것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업을 총괄하는 소진공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이어 3번째 먹통인 데다 상품권 이용자가 몰리는 동행축제가 3월 31일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소진공은 이에 대해 "사용자가 온누리 앱에 접속하면 로딩 화면이 뜨는데, 접속자가 몰리다 보니 로딩 화면이 일정 시간이 지나도록 넘어가지 않으면서 접속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서버 문제가 아닌 앱의 로딩 문제로 지금은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앱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앱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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