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트렌드는 '시공 편의성'…불경기에 시공사 입김 세졌다
건설현장 급감하며 건자재업계 수주 경쟁 치열해져
무게 줄이고 크기 늘려 작업하기 편하게…"웃픈 현실"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건설경기 침체로 수주가 급감한 건자재 업계가 작업자의 '시공 편의성'을 내세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사용자를 위한 품질에만 집중하면 됐지만, 불경기 장기화로 수주 경쟁이 치열해져 시공을 맡은 현장 작업자들의 입김이 세진 것이다 .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자재 기업들은 무게를 줄이거나 크기를 키워 현장 작업자들 입장에서 시공하기 편하도록 개선한 제품을 다수 출시하고 있다.
KCC는 최근 무게를 40% 줄인 '워터세이프 네이처 24K'를 출시했다. 단열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유리솜 밀도를 약 40% 낮춘 제품이다.
밀도를 낮췄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무게도 40% 감소해 유기단열재(PF보드)보다도 가벼워 작업성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반대로 크기를 키워 효율성을 높인 제품도 있다. 불연 천장재 '석고텍스'의 규격을 1.5배 확대한 '석고텍스 PLUS'는 현장 도장 없이 나사못으로 고정할 수 있는 경량 단일재다.
이를 통해 기존 제품 대비 시공 속도가 약 1.8배 향상됐는데, 이 역시 현장에서 시공을 맡는 시공사 작업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제품이다. 크기가 커졌다는 것은 반복 작업을 덜 해도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해 말부터 수주할 건설 현장 자체가 급감하면서 시공사나 현장 작업자들의 입김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건자재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소비자 입장에서 편하고 만족스러운 품질을 구현하는 데만 집중하면 됐다"며 "지금은 품질은 당연히 중요하고 거기에 현장 작업자 입장까지 고려해 제품을 만들어야 시공사의 선택을 받는다"고 했다.
부동산 경기가 2년 넘게 침체하면서 최근 건자재 업계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매출의 20%가량을 건자재 부문에서 내는 KC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 오른 1조 6541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은 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건자재 비중이 70%를 넘는 LX하우시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8.2% 감소한 7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 줄었다.
업계에서는 업황이 어려울 때 구축한 인지도와 자재 신뢰도가 향후 업황 개선 시점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자재 업계 한 관계자는 "건자재 기업들이 작업자의 시공 편의성을 높인 자재를 꾸준히 출시하는 것은 향후 건설경기가 살아날 때를 대비해 미리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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