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충격' 덮친 1분기…포트폴리오 다양화 '속도'
KCC, 실리콘에서 200억대 수익 내며 건자재 감소분 메꿔
LX하우시스, 건자재에서 적자…자동차소재 등은 매출 증대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건설경기 침체로 1분기 건자재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감소 추세를 보였다. 조기 대선 국면 속 건설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업계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CC(002380)는 1분기 영업이익이 1034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시장전망평균치(컨센서스)인 1081억 원에 부합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KCC는 1분기에 건자재 부문에서 30~50%가량 이익이 감소했으나 실리콘 부문에서 200억 원대 수익을 내며 전년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 분기에 발생한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200~300억 원이 제거됐음에도 건자재 이익 감소가 아쉬웠다"고 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되고 영업일수도 줄면서 물량과 판가 모두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석고보드와 PVC 창호의 물량 감소가 두드려졌다.
도료 부문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걸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KCC의 도료 부문 영업이익을 546억 원으로 추정했다. 윤 연구원은 "조선용 도료의 수요와 해외법인에서의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2019년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를 인수하며 사업 구조 재편을 단행하고 있는 KCC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실적 선방을 견인했다는 평가도 업계에서 나온다.
KCC의 실리콘 부문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27억 원을 기록한 후 2분기 184억 원, 3분기와 4분기에 259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실리콘 부문 기저 효과로 인해 선방했으나 기저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하는 2분기부터 건자재 부문 실적 하락이 반영될지, 실리콘이 이를 메워줄지가 중요해보인다"고 했다.
건자재 비중이 높은 LX하우시스(108670)는 다소 부진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7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2% 감소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국내외 건설·부동산 전방시장 침체, 고환율 지속으로 인한 원료가 상승의 영향"이라고 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건자재의 감소가 뼈아팠다. 건자재 부문은 1분기 5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에는 209억 원 흑자였다.
특히 단열재 등 고수익성 제품 매출이 감소하면서 수익성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은 선방했다. 이 부문은 1분기 12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매출도 243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해외 거래선 물량이 확대돼 데코와 가전필름 수출이 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LX하우시스는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에서 친환경 소재 부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신규 거래처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 및 가전필름 적용 모델을 확대해 매출을 증대한다는 목표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자동차소재/필름 부문은 해외 거래처 다변화 등 수출 실적이 개선되며 2023년 흑자전환 이후 높은 이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계는 조기 대선 이후 정책 변화로 건설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조기 대선을 전후로 한 주택 지표 개선의 불확실성은 건자재 투자심리 회복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했다.
반면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원재료 가격 하락 등으로 건자재 부문 실적은 소폭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zionwkd@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